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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대북 지원,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연계해야









MB 정부 들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측의 제안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이번 상봉을 포함해 지난 12년간 우리의 총 상봉자는 2000명 선이다. 상봉 신청자 12만8000여 명 중 기다리다 별세한 이산가족이 4만4000여 명이다. 아직도 8만 명 이상이 대기 중이다. 앞으로도 종전 방식의 상봉이라면, 대부분 상봉 신청자는 희망을 접어야 한다. 북한도 이런 여론을 의식했는지 상봉 상례화·정상화를 언급했다. 대북 지원으로는 어느 나라보다 우리가 제일 ‘만만한’ 상대일 터이고, 그간 인도적 명분으로 지원했던 전례와 함께 나름대로 믿음도 쌓였을 것이다. 또한 외견상 남쪽의 상봉 요구와 인도적 지원의 연계는 타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상봉의 정례화나 정상화 이전에 몇 가지 근본적으로 검토할 문제가 있다. 먼저 이제까지 상봉했던 우리 쪽 가족의 경우다. 이들은 재회 당시 감격에 겨워 그 한(恨)을 잠시 푸는 듯했다. 하지만 대부분 상봉 이후 오랫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불안·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한이 된 아픈 추억은 마치 상처처럼 손을 대거나 건드리면 더욱 도지게 되는 이치와 같다. 차라리 만나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자조 섞인 비탄의 감정을 토로하는 분이 적지 않다. 상봉 후 서신 교환이나 연락이 안 되면서 안타까움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북측의 가족도 마찬가지다. 여러 탈북자 증언에 의하면, 그들도 상봉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다고 한다. 상봉 전 엄중한 예비교육, 상봉 후 선물의 처리, 무엇보다 연락 두절로 상심이 더욱더 커졌다고 한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은 12월부터 남북 각각 5000명 규모로 생사 및 주소 확인 작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과거 정부처럼 정치적 화해 제스처나 정치적 제의(祭儀) 같은 형식화된 소수의 만남은 지금까지 결과로 보아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상봉의 정례화가 병행돼야 하지만 더욱 시급하고 선행돼야 할 일이 생사 확인이다. 6·25전쟁 후 월남한 1세 이산가족은 현재 70만 명 정도 생존하고 있다. 남측 가족 수로는 800여만 명에 이른다. 생사와 주소 확인에 이어 서신 교환이 뒤따라야 한다. 인도적 지원과 이 문제를 반드시 연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 이 문제가 최우선으로 다뤄져야 한다.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도 필요하다. 언젠가 닥칠 통일에 대비해 2세대, 3세대 혈연관계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세계 인권선언 제16조에 따르면 가족은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정치적 이해보다 인도적인 문제임을 계속 상기시키고, 주지시키는 일에 여러 국제단체의 연대가 필요하다. 이산가족 문제는 그 규모나 성격으로 보아 대한적십자사나 통일부만 관여할 게 아니다. 이북 5도민, 전문 인력, 주요 종교계 인사가 망라된 교류재단이나 국민적 협의체를 구성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일관된 정책 개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산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는 통일을 전후해 우리의 공동체의식을 함양시키는 데도 크게 일조할 것이다.



신승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상임부위원장·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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