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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누가 키우나 … 대안은





“첫돌까진 부모가 직접 돌보는 게 좋아 … 워킹맘 육아휴직 쉽게 직장문화 바꿔야”





아이를 누구에게, 어떻게 키울 것인가. 쏟아져 나오는 저출산 대책에 앞서 물어야 할 질문이다. 서울대 이순형(아동학·사진) 교수는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엄마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가 굳건한 애착을 형성할 지속적인 양육자가 있어야 한다는 게 영아기 육아의 핵심이다. 백화점식 저출산 정책보다 본질과 핵심에 역량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기는 게 일반화됐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마디로 양질의 ‘남의 손’이 많아져야 한다. 정부는 최근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75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 부분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66.2%의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고, 평균 월급 126만1000원의 보육교사에 의해 길러지고 있는데도 그렇다.



 생애 초기 부모와 건전한 애착 관계 형성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 “생후 1년 정도까지는 육아 휴직을 보장해 부모와 자녀가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게 해야 한다. 이는 아이들을 온전한 성인으로 키우기 위한 국가의 투자다.” 서울대 어린이집 김지현 원장의 지적이다.



“문제 있는 아이를 상담해 보면 그 문제의 뿌리는 결국 생후 초기 1∼2년간 주 양육자인 부모와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던 경우가 많더라”는 게 이유다.



탐사기획팀이 만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적어도 만 1세까지, 나아가 2∼3세까지는 부모가 직접 돌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전후 휴가를 쓴 사람의 절반만이 육아 휴직을 썼다. 여성이 3만4898명, 남성이 502명이다. 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만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해야 하며, 그 기간은 1년 이내다. 지난해 육아 휴직 평균 기간은 여성이 276일(9개월), 남성이 215일(7개월)이었다. 휴직자 비율이 절반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휴직 기간도 1년에 못 미쳤다.



그 결과는 취업모 51.3%가 영아기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49.6%가 조부모에게 맡기는 것으로 나타난다. 정부의 이번 저출산 대책에는 육아 휴직 급여를 상향 조정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규직 근로자들도 육아 휴직을 쉽게 할 수 없는 직장문화를 개선하지 않는 한 실제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탐사1·2팀=김시래·진세근·이승녕·강주안·고성표·권근영·남형석 기자, 박아람 인턴기자(이화여대 4학년), 이정화 정보검색사



육아상식 오해와 진실



①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서울대 이순형(아동가족학) 교수는 “엄마와 아이의 상호작용이 필요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 엄마 외 다른 사람이 양육한다고 꼭 아이의 성장에 나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적으로 자질이 부족한 부모보다는 타인의 정성 어린 양육이 더 나은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보고서(2009년)에 따르면,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83.3%가 친부모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아빠에 의한 학대가 50.4%로 한 해 동안 벌어진 아동학대 5685건 중 2867건으로 가장 많았다.



② 일찍 어린이집 가서 사회성 익혀야?



아기들의 사회성은 어른들과는 개념이 좀 다르다. 서울대 어린이집 김지현 원장(아동학 박사)은 “영아기의 사회성이란 또래와 관계가 아니라 부모나 선생님 등 양육자와의 관계”라며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자녀가 애착을 잘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게 기초가 돼야 또래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혜순 세살마을연구소장(경원대 유아교육과 교수)은 “아이들의 사회성은 태어나서 엄마와 눈을 맞추고 옹알이를 하면서 시작된다. 또래를 인식하는 3세 이상이면 어린이집 생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③ 할머니가 키운 아이, 버릇 없어?



부분적으로만 진실이다. 조부모에게 크는 아이는 시설이나 베이비시터에 비해 사랑과 정성을 듬뿍 받을 수 있다. 또한 조부모는 젊은 부모에 비해 과욕을 부리지 않고 신뢰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자신감 강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로 크는 이점도 있다는 게 이순형 교수의 설명이다.



④ 영어교육, 빠를수록 좋다?



그렇지 않다. 이순형 교수는 “이도 안 났는데 갈비 뜯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이가 인지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는데 한글·영어 등을 막 집어넣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3세 이후 놀이 형태로 영어에 노출시키는 것은 상관없지만, 투자금액 대비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7세 아이라면 일주일에 다 할 내용을 2∼3세 때 시키면 1년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천 길병원 배승민(소아정신과) 교수는 “유아기에 외국어에 적절히 노출되면 어려움 없이 두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취학 아동이 제2외국어를 모국어처럼 능통하게 하려면 3∼5년은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조기 영어교육 열풍의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문제는 영아기가 언어나 창의성·학습능력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 기초적 사회 관계의 습득, 가정 내 신뢰 관계의 구축 등 많은 것들이 필요한 때라는 점”이라고 전제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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