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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어설픈 음악이면 어때, 스토리가 뜨겁잖아



연극에서 뮤지컬로 작품 규모를 확대한 ‘왕세자 실종사건’. [죽도록 달린다 제공]



연출가 서재형과 극작가 한아름. 최근 대학로 연극판에서 가장 잘 나가는 축에 속하는 콤비다. ‘왕세자 실종사건’ ‘호야’ ‘청춘 18대1’ 등 이들이 보인 일련의 연극은 독특한 형식미를 갖춰 ‘서재형-한아름표’라는 브랜드까지 생겨날 정도다. 게다가 둘은 부부다. 집은 물론 연습실에서도 물리도록 함께 있으면서 이런 결과물을 보인다는 건, 천생연분이라는 뜻이다.



 둘은 극단도 꾸렸다. 이름은 ‘죽도록 달린다’다. 정말 무진장 달린다. 배우들이 숨을 헉헉거리며 달리고, 그 극한 상황에서 연기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형식미가 나오니, 열심히 뛰는 거 안 할 수도 없다. 둘은 “저희 작품 한 배우들, 하나같이 살 쏙쏙 빠집니다. 연기도 하고 다이어트도 하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라며 싱긋 웃는다. 하지만 배우들의 표정이 두 사람처럼 밝아 보이진 않는 건 왜일까.



 둘이 뮤지컬까지 손 댔다. 자신들의 최고 히트작인 ‘왕세자 실종사건’을 뮤지컬로 탈바꿈시켰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거 뮤지컬 맞나?’란 생각이 관람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음악이 부실해서다. 노래 한 곡 한 곡의 완결성이 약했고, 발라드·재즈·국악을 넘나드는 스타일에 일관성이 없었다. 그냥 대사를 하지 왜 저 대목에서 굳이 노래를 부르나 싶은 경우도 많았다. 왕과 왕비의 듀엣곡 정도가 대칭 구조를 전달해 ‘뮤지컬스럽네’란 느낌을 주었지만 전반적으론 연극에 노래 몇 곡을 집어넣은 ‘음악극’에 가까웠다.



 근데 이 대목에서 또 역설이 있었다. ‘이거 뮤지컬이야, 음악극이야’와 같은 개념적 부분에 대한 생각만 털어내면, 이 작품 꽤 쏠쏠했다. 드라마가 강렬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했던 연극도 이런 이야기였던가’ 싶게끔 스토리가 탄탄했다. 연극에서 보여주었던 형식미를 최소화한 덕에 간결해진 드라마는 흡인력이 강했다. 작품에선 왕세자가 사라지자 누가 범인인가를 놓고 온갖 추측과 음모가 난무한다. 그 실종 순간의 상황이 다각도로 재연되는데, 그때 배우들이 역모션으로 움직여 그 현장으로 여러 번 들어갔다. 그게 그럴듯하고 속도감이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후반부엔 울컥할 만큼 애틋함이 있었다. 무대에서 이정도 단단하게 구성된 ‘미스터리 멜로물’을 본 기억, 거의 없다.



 초연이었으니 다음 무대는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문득 ‘다음엔 이들 부부가 손 떼고, 뮤지컬 전문 창작자에게 맡기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둘은 펄쩍 뛰겠지만, 지금처럼 장르가 무엇인지 모호할 일은 적어질 텐데 말이다. 둘은 이 콘텐트를 붙잡고 계속 죽도록 달릴까. 



최민우 기자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3만5000원.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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