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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쳤다하면 380야드 … 세계 장타대회 놀래킬 이 남자, 김태형







드라이버 하나로 세계 정복에 나선 김태형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일본 장타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아시아 대표로 3일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장타 대회에 출전한다. 1m93cm, 95kg의 건장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드라이브샷이 일품이다. [김상선 기자]







골퍼라면 누구나 ‘장타자’를 꿈꿉니다. 특히 드라이브샷 거리 ‘300야드’는 모든 골퍼의 꿈입니다. 그런데 여기 300야드를 가볍게 때려내는 청년이 있습니다. 이 청년은 드라이버 하나로 일본에 이어 세계 정복까지 노리고 있다지요. 한국과 일본 장타대회에서 우승한 뒤 3일(한국시간) 개막한 세계 장타대회(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 김태형(20)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주 golf&은 장타자 김태형을 만나 장타의 비결을 들어봤습니다.



300야드는 기본, 400야드도 수시로 넘겨









국내 장타 대회에서 435야드로 대회 신기록을 수립한 김태형의 연속 스윙 모습. 김태형은 큰 키 덕분에 기본적으로 스윙 아크가 크면서도 유연한 몸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팩트 때는 왼쪽 벽을 완벽하게 만들어 파워를 낸다. [김상선 기자]



장타자를 만나기 위해 지난달 29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드림레인지를 찾았다. 얼굴은 몰랐지만 주인공을 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눈보다 귀가 먼저 장타자를 알아봤다. 어디선가 ‘쉬익~’ 하고 제트기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장타자 김태형은 세계 장타대회 출전을 앞두고 드라이브샷 훈련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1m93㎝, 95㎏의 건장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드라이브샷은 말 그대로 일품이었다. 300야드라고 적힌 푯말을 가볍게 넘겼다. 공이 떨어진 지점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김태형의 말.



 “연습장 양쪽 끝이 400야드 정도 됩니다. 아버지가 저쪽 편에서 확인했는데 제가 때린 공이 380야드 정도는 날아간다고 하시더군요.”



 김태형은 “파4홀에서 ‘절대 안 올라가니 걱정 말고 치라’는 캐디의 말을 듣고 샷을 했다가 당황한 적도 많다. 그런데 퍼팅 중에 볼이 그린에 떨어졌는데도 화를 내는 골퍼는 못 봤다. 오히려 그늘집에서 만나면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준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타자’라고 해서 거리만 멀리 나가는 것은 아니다. 정확도도 갖춰야 한다. 장타대회는 페어웨이 좌우 폭이 40야드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멀리 쳐도 볼이 이 선을 벗어나면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는 6월 강원도 오크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국내 장타대회 2차 예선전에서 435야드를 날리며 1위에 올랐다. 이전의 기록을 14야드 경신한 대회 신기록이었다. 7월에 열린 국내 장타대회 결승전에선 공평안(27·421야드)에 이어 2위(414야드)에 오르며 일본 장타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태형은 지난 9월 19일 일본 시즈오카 도메이 골프장에서 열린 일본 장타대회 결승전에선 384야드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전역에서 17차례 예선전을 거치며 올라온 120명의 일본 장타자들을 가볍게 제압한 것이다. 대회는 예선전을 거친 뒤 8명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일본 참가자들 중에는 야구·스모 선수 출신 등도 있었지만 첫 출전한 2007년부터 우승 트로피는 모두 한국 선수들이 차지했다. 이 대회 우승자는 아시아를 대표해 세계 장타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마련한 잔치에서 계속해서 한국 선수들이 우승하자 지난해엔 아예 대회를 취소하기도 했다. 한국인들이 일본인보다 장타를 때려내는 이유가 뭘까. 김태형은 이렇게 분석했다.



 “장타는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중요하다. 일본 사람들은 일단 한국에서 왔다 하면 지레 겁부터 먹는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멀리 치는 사람이라도 진짜로 붙어보기 전까지는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자신감과 일본인들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정신력 때문에 한국인들이 계속 우승하는 것 같다.”



드라이버야, 쇠막대야



김태형이 쓰는 드라이버는 장타 전용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로프트는 5~6도에 무게는 320g으로 일반 드라이버(300g)보다 약간 무겁다. 길이는 48인치에 샤프트 강도는 4~5X. 일반 드라이버와 비교하면 쇠막대기를 휘두르는 기분이다. 일반인들은 휘두르기조차 어렵다. 제대로 맞아도 볼이 뜨지 않는다. 김태형의 스윙 스피드는 시속 130~132마일로 PGA투어의 웬만한 프로(120~125마일)보다 빠르다. 국내 KGT투어 장타왕인 김대현(22·하이트)과 장타 대결을 펼치면 누가 이길까.



 “김대현 프로님하고 맞대결을 한 적은 없지만 투어 프로로 활약하는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거리만큼은 내가 더 멀리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일반 클럽으로 스윙을 할 때보다 두 배 정도 힘이 들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한다. 또 워낙 스윙 스피드가 빠르다 보니 드라이버의 클럽 페이스가 쉽게 깨지는 편이다. 드라이버를 지원하고 있는 웍스 골프의 유서경(28) 홍보팀장은 “김태형 선수는 이달에만 드라이버 헤드를 3개나 깨먹었다. 장타대회 출전을 앞두고 연습을 많이 한 탓이다. 대회 때는 헤드가 깨질지 모르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4~5개씩 가지고 나간다”고 말했다.



 장타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반드시 영국 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인정한 공인 드라이버를 사용해야 한다. 드라이버 반발 계수는 0.83 이하, 길이는 50인치로 제한된다. 골프티 역시 10인치 이하까지만 허용된다. 볼은 주최 측이 마련한 지정구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장타자의 골프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어려서부터 태권도·축구·수영·배드민턴 등 운동을 즐겨 했던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다. 베스트 스코어는 2008년 건국대 총장배 대회 예선전에서 기록한 9언더파 63타.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세미 프로가 됐다. 하지만 프로 테스트에선 두 차례나 떨어졌다. 실제 라운드를 할 때는 로프트 8.5도에 샤프트 강도 2X를 사용한다. 김태형은 “정작 대회 때는 드라이버를 잡는 홀이 몇 개 안 된다. 도그레그 홀에선 페어웨이 우드나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한다. 드라이브샷 거리에 비해 아이언샷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쇼트게임 실력도 보완해야 한다. 골프는 장타자에게 유리한 게임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세계 장타대회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약 125개국에서 144명이 출전한다. 우승 상금은 15만 달러이며 유력한 우승 후보는 캐나다 하키선수 출신인 제이미 새드로브스키(21)다. 그는 2008년엔 434야드, 지난해엔 384야드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1996~99년 연속 우승에 이어 2006년에 우승한 제이슨 주벡 또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다. 대회 기록은 스미스 스콧(미국)이 기록한 536야드. 김태형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열리기 때문에 이변이 많다. 아시아 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망신만 당하고 돌아오지는 않겠다. 서구 선수들과 거리는 별 차이가 없다. 외국 선수들이 체격과 파워가 좋다고 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정신력으로 매운맛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비결은 파워와 유연성, 그리고 순발력



장타를 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태형은 중학교 때 몸무게가 지금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비만을 해소하기 위해 계단 오르기와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한 것이 장타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아버지가 골프를 시작하면서 일단 장타를 쳐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친 뒤 공터에 대형 거울을 갖다 놓고 매일 2시간씩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며 스윙 연습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반인들이 쉽게 장타를 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는 “동반자가 티펙에 볼을 올려주는 방법으로 30~40개의 볼을 연속으로 때리다 보면 파워와 순발력을 늘릴 수 있다. 의자에 앉아서 아령을 들어올리는 것도 좋다. 평소엔 악력기로 손아귀 힘을 키우는 것도 장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과욕은 금물이라는 게 김태형의 말. 장타 연습을 하기 전 최소한 20분 정도는 꼭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장타를 날리기 위해선 파워도 중요하지만 유연성이 우선이다. 자신의 신체에 맞는 올바른 스윙으로 임팩트를 정확하게 해야 공이 똑바로 멀리 날아간다. 300야드가 넘더라도 공이 숲 속으로 향하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 골프다.”



글=문승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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