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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양적 완화’에 방파제 쌓을 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000억 달러를 시중에 푸는 2차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양적 완화는 정책금리를 낮추기 힘들 때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직접 돈을 뿌리는 비상조치다. 더블딥(이중 경기침체)과 높은 실업률에 맞설 뾰쪽한 대책이 없자 FRB가 극약처방(劇藥處方)을 선택한 셈이다. 그만큼 미국 경제가 어렵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간선거 참패로 입지가 좁아졌다. 의회를 설득해 재정투자를 늘리기 쉽지 않다. 앞으로 3차, 4차 양적 완화 가능성까지 배제하기 어렵다. 양적 완화는 그 불가피성은 인정하더라도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과연 미국의 실질금리가 내려가고 기업 투자와 소비지출을 자극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기축통화국이 천문학적인 유동성을 살포하면 전 세계가 후폭풍에 시달리게 된다.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은 환율전쟁의 재연(再燃)이다. 양적 완화로 달러는 약세를 피할 수 없다. 이에 맞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좌시하지 않겠다”며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하고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의 양적 완화야말로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G20 경주 합의로 잠시 잠잠해진 세계 환율전쟁이 언제 다시 촉발될지 모른다.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도 우려스럽다. 2차 양적 완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와 금(金)값이 뜀박질하고 있다. 이번에 살포될 6000억 달러가 미국의 실물부문에 머물면서 순기능(順機能)만 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 2008년 미국의 1차 양적 완화 당시 막대한 달러가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부동산의 거품 발생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한국도 쓰나미를 피하기 어렵다. 원화가 추가 절상 압력을 받게 되면 수출경쟁력 하락과 경상수지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플레 조짐도 경계대상이다. 심상치 않은 소비자물가에다 수입원자재 가격까지 들썩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손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대목은 과잉 유동성의 유입이다. 단기간에 지나치게 많은 달러가 유입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게 과거 경제위기의 경험이다.



 쓰나미에 맞서려면 미리 방파제를 쌓는 게 중요하다. 우선 다음 주 열릴 G20 정상회의가 분수령이다.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환율전쟁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정책 당국의 기민한 움직임이 절실하다. 면밀한 시장모니터링을 통해 환율의 급변동을 막으면서 미세조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국제 핫머니가 우리의 금융·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최대한 막아내야 한다. 선제적으로 외국인의 한국 채권 투자에 이자소득세와 법인세를 매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에 맞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든 가능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말보다 행동에 나설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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