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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기획 - 숲은 생명이다 ③ 호랑이 안식처인 러시아 연해주 숲





무단벌목·밀렵 24시간 감시
시베리아 호랑이 보호 특구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강 최상류에 위치한 온대림. 지름 1m 안팎의 커다란 난티나무 주위에 가시오갈피와 고로쇠나무가 빼곡히 자라고 있다.(왼쪽) 러시아 야생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이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전파발신기를 부착하고 있다.(오른쪽) [송의호 기자]







러시아 연해주(프리모르스키주)의 시호테알린 산맥에 위치한 라조 자연보호구역.



 지난 9월 초 찾은 이곳 숲에는 아름드리 전나무와 잣나무·낙엽송 등 침엽수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했다. 숲 사이로 난 작은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자 현장 초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초소에는 무장한 직원 두 명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24시간 출입자와 차량을 감시한다. 12.11㎢에 달하는 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무단 벌목과 밀렵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자연보호구역 내에는 호랑이·불곰·반달곰·표범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비롯해 식물 1280여 종, 선태류(이끼식물) 280여 종, 곰팡이류 118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곤충도 6000여 종이나 된다. 실제로 보호구역 인근에서 만난 한 지역 주민은 “간혹 호랑이 출몰 소식이 들린다”며 “얼마 전에도 호랑이가 개를 물어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전역에는 이 같은 자연보호구역이 101곳 지정돼 있으며 연해주에는 6곳이 있다. 이들 자연보호구역을 중심으로 연해주에는 현재 350~400마리의 야생 호랑이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에 서식하는 시베리아 호랑이의 95%가량 된다.



 러시아 정부는 1935년부터 연해주 일대의 사슴·흑담비·순록 등을 밀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연보호구역을 설정했다. 특히 라조 지역을 포함해 이 일대 약 4000㎢는 시호테알린 생물권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 숲 속 길목마다 밀렵 감시 초소가 설치됐고 현장 생태연구도 시작됐다. 빅토르 크류코프(48) 자연보호구역 연구원은 “보호구역 내 산림을 훼손하면 약 1만5000루블(약 56만원)의 벌금이나 3일간의 구류에 처해진다”고 말했다.



 1960년대부터는 호랑이도 보호동물에 포함됐다. 민간단체인 러시아 야생동물보호협회(WCS)도 92년 시호테알린 지역에서 ‘시베리아 호랑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파발신기 등을 이용해 호랑이 생태를 연구하고 보호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60여 마리의 호랑이에게 전파발신기를 부착해 인공위성으로 추적하고 있다. 2008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 지역에서 5살짜리 암컷 호랑이를 마취총으로 잡은 뒤 목에 전파발신기를 부착하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지킬 곳은 반드시 지킨다”=블라디보스톡에서 북동쪽으로 180㎞ 떨어진 야스노예 지역은 우수리강의 최상류 지역으로 시호테알린 산맥의 산지로 둘러싸여 있다. 우수리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도로 양 옆에는 자작나무와 가문비나무 숲이 끝없이 펼쳐졌다. 온대 북부 특유의 자작나무 숲은 사람 하나 드나들 틈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했다.



 작은 도시 추그예프카 역 주변에는 인근 숲에서 베어온 목재가 가득 쌓여 있었다. 목재 트럭도 분주히 오갔다. 대부분 황철나무였다. 이 지역은 벌목 덕분에 살림살이가 넉넉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동북아평화연대 유승호 간사는 “극동지역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벌목해 들어가 모스크바에 이를 때쯤이면 극동지역에는 나무가 다시 벌목할 수 있을 만큼 자라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의 임산자원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만큼은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특히 야스노예 지역 숲은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말 그대로 천연림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동북아식물연구소 현진오(47·식물학) 박사는 “동일 지역에서 벌목과 천연림 보호가 조화를 이루고 진행되는 모습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추그예프카·라조(러시아)=송의호 기자



◆본 기사 취재는 복권기금(산림청 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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