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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기록에 차명전화 내용 있다”





민주당 “이 장관 거짓말 … 검찰, 범죄 은폐”
‘민간인 사찰 대포폰’ 진실공방





‘청와대 대포폰’을 둘러싼 논란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를 일으킨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이 차명(借名)전화 5개를 지급했는지를 놓고 법무부·검찰과 법원, 야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이었다. <본지 11월 2일자 3면>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최모 행정관이 공기업 임원 명의를 도용해 만든 대포폰 5개를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지급했다는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으면서 왜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사실”이라며 “법원에서 재판 중인데 법정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법원, “법정에서 언급 없었다”=그러나 재판을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5부는 3일 “지난 1일 결심 공판이 끝날 때까지 법정에서 ‘대포폰’이나 차명전화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 부분과 관련된 신문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를 입증하는 데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니고 당사자도 이미 인정한 내용이라 신문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피고인인 지원관실 장모 주무관이 차명전화를 사용해 업체에 하드디스크 삭제를 문의했다는 내용이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 등에 들어 있다”고 했다.



 법원은 “이 장관 발언이 논란이 된 뒤에야 방대한 수사 기록을 뒤져 ‘장 주무관이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내용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사 기록은 모두 14권 분량으로 수천 쪽에 달한다. 제출 시점은 지난달 21일(검찰), 같은 달 26일(법원)로 각각 다르게 제시하고 있지만 모두 이 장관 발언 이전이다.



 ◆검찰 “차명전화 5개가 아니라 1개”=검찰은 이 의원이 “대포폰이 5개였다”고 주장한 데 대해 “통화내역서 등을 통해 밝혀낸 차명전화는 1개”라고 맞서고 있다. “사무실에서 압수한 다른 4개의 전화까지 합쳐 말한 것 같다”는 것이다. 또 “전화 명의자도 공기업 임직원이 아니라 KT 대리점주의 가족”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장 주무관에게서 ‘차명전화는 청와대 최모 행정관이 준 것’이란 진술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 행정관과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을 조사한 결과 증거인멸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세부적인 수사 내용까지 다 알지 못해 차명전화의 존재에 대해서만 인정한 것”이라며 “전화기 대수나 청와대 지급 사실까지 시인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5개가 확실 … 특검해야”=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포폰 문제가 재판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이 장관의 답변이) 하루 만에 거짓말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이 범죄 사실을 은폐한 것이며 반인권적 범죄를 공조한 것”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현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5개가 확실하다”며 “청와대가 대포폰을 만들어 놓고 지원관이나 팀장을 제치고 주무관 1명에게만 줬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포폰에 대해 일체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이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청와대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게 공식 반응의 전부다.



구희령·홍혜진·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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