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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지원 받으려면 천안함 사과부터 하라

북한의 이른바 ‘국방위원회 검열단’이라는 데서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가 모략이라고 주장하는 ‘진상공개장’을 발표했다. 천안함 사건 발생 직후부터 다국적 민군합동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시점까지 국내외에 유통돼온 온갖 루머를 종합해 정부의 진상조사 결과를 일일이 반박하는 형식으로 돼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군사정전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한사코 거부하면서 고압적 명칭의 검열단을 받아들이라고 억지를 부리다가 무산되자 내놓은 것이다. 국내외에서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를 불신하는 세력이 일정하게 있다는 점을 노려 새롭게 논란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최근 이산가족 상봉을 빌미 삼아 식량과 비료를 대규모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온 것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관계와 6자회담, 북·미 간 접촉 등 거의 모든 대외활동이 차단되고 철저한 경제제재에 직면하게 되자 최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자고 제의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왔다. 그러고는 격에도 맞지 않는 적십자회담 석상에서 식량 50만t과 비료 30만t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대한적십자사 대표가 북측에 대규모 지원은 당국 간 회담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고 통보한 것이다.



 정부가 천안함 사건 뒤 발표한 5·24 조치는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 등의 조치를 취할 때까지 인도적 목적을 제외한 남북 간 대부분의 접촉과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어떻게든 남측의 대규모 지원을 끌어내려 시도하다가 거절당하자 소위 진상공개장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은 이번에 발표된 진상공개장을 1번으로 지칭하고 있어 앞으로도 같은 방식의 역선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딱한 일이다. 우리 군함을 폭침시켜 46명의 해군 장병의 목숨을 앗아간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때 사과는커녕 이처럼 발뺌과 역선전을 일삼으면서 지원을 요청하는 북한의 행태에 기가 막힐 뿐이다. 도움을 받길 원한다면 행패를 부리지 말거나 최소한 행패에 대해 미안한 표시라도 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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