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취재일기] ‘검사 안상수’와 ‘정치인 안상수’ 한 입 두 말









“집권 여당 대표로서 검찰에 한마디 경고를 한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1일 오전 8시쯤 검찰의 ‘전국 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사건’ 수사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이렇게 말했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청원경찰법 개정을 앞두고 청목회에서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 33명을 소환 조사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후원금 10만원 받는 것까지 범죄시하는 것은 국회의원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한 말이다. 하지만 안 대표의 “한마디 경고”는 금세 머쓱해졌다.



 네 시간 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전하며 안형환 대변인은 청목회 수사와 관련해 이렇게 브리핑을 했다.



 “검찰은 여야에 관계없이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 정치권은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이것이 저희 당의 공식 입장이다.”



 당 대표가 ‘경고’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한 발언을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대변인이 부인한 셈이다. 안 대표는 뒤늦게 자신의 발언을 “개인 의견”이라고 축소했다.



 후원금이 조직적인 입법 로비에 쓰였는지를 밝히겠다는 검사들에게 “국회의원 모독” 운운하는 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 “10만원”을 운운하며 후원금의 ‘대가성’보다 ‘소액’을 강조하는 것도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청목회 사건이 어떻게 결론 날지는 검찰이 밝힐 부분이다. 안 대표의 측근들은 “소속 의원들이 억울하다고 하니 대표로서 한마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 대표의 발언은 동료 의원의 입장만 헤아렸을 뿐 집권 여당 대표로서의 무거운 짐은 간과했다.



 안 대표는 검사 출신 정치인이다.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담당 검사로서 당시 권력의 압력을 체험했다.



 그때의 씁쓸한 기억을 ‘검사 안상수’는 자서전 『이제야 마침표를 찍는다』 서문에서 이렇게 술회한 일이 있다.



 “검찰이 검찰답게 행동하는 것을 막아온 정치권력의 외압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렇지 않으면 검찰뿐 아니라 정치권력도 국민도 다같이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검찰에 경고’한 안 대표가 지금 다시 읽어야 할 대목이다.



허진 정치부문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