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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해외 바이어 · 기자가 엄지손가락 내민 이 옷

물건을 팔려면 손님의 취향을 알아야 한다. 서울패션위크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비즈니스’가 목표라면 외부의 눈이 중요하다. 어떤 쇼를, 무슨 이유로 좋아했는지 자세한 속내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물어봤다. 서울패션위크를 본 외국 바이어·프레스 9명에게 베스트 5쇼를 꼽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국내 시장의 아무 배경지식 없이 이번 쇼만을 평가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62개 쇼 중에서 한 번이라도 언급된 쇼가 12개에 그칠 만큼 베스트 5에 몰표가 쏟아졌다. 신진이건 기성이건 독창성·시장성의 두 토끼를 다 잡아야 손가락 안에 들 수 있었다.



서울패션위크 베스트 컬렉션 5

글=이도은 기자 , 사진=서울패션위크 제공



이석태 (KAAL E. SUKTAE)



강인한 여성성에 섹시함까지










1,2,3,4 KAAL E. SUKTAE, 5,6 그라운드웨이브







“여성복에서 이만큼 강렬하기는 힘들다”는 평을 얻은 쇼다. ‘스타워즈’라는 주제의 독창성도 빛났지만 이를 받쳐주는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국내 브랜드(오브제·미니멈)의 디자인 실장이었던 이석태 디자이너의 내공 덕이다. 컬렉션은 우주에서 연상되는 번쩍거리는 무대의상이 아니었다. 광택이 있고 없는 소재를 적절히 조화시켰고, 잔잔한 주름이 잡힌 시폰과 견고한 가죽처럼 상반된 소재를 결합했다. 또 여성복이지만 재킷을 기본으로 선보여 ‘강인한 여성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각진 어깨의 재킷 안에 가슴이 깊게 파인 원피스를 짝짓는 스타일링은 섹시함까지 동시에 보여줬다. 컬러는 검정·흰색을 기본으로 하면서 파랑·노랑 등 원색을 섞어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덜어냈다.



김선호·박정은 (그라운드웨이브)



쉬폰과 비닐의 과감한 믹스매치




평가 중엔 “서울컬렉션(기성 디자이너쇼)보다 제네레이션넥스트(신진 디자이너쇼)이 훨씬 낫다”는 독설(?)도 있었다. 그 근거가 ‘그라운드웨이브’ 무대였다. 동갑내기 디자이너 김선호·박정은은 지극히 여성스러운 남성복으로 ‘창조적이고 감각적인 옷’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 둘이 그라운드웨이브를 만든 건 불과 2년 전. 그리고 지금껏 파리 남성복 페어에 세 번 나간 게 경력의 전부다. 하지만 그들은 새로운 시도로 매번 눈길을 끌었다. 이번엔 시폰 소재와 비닐 같은 신소재를 과감히 믹스앤매치했다. 또 재킷과 바지의 밑단을 한껏 늘어뜨린 디자인은 마치 고대 그리스 여신이 입었을 법한 드레스를 연상케 했다. 회색과 검정으로 전체적인 옷 색깔을 통일했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7 그라운드웨이브, 8,9,10,11 쟈니헤이츠재즈







최지형 (쟈니헤이츠재즈)



쿠바의 뜨거운 감성과 밀리터리룩




최지형 디자이너는 2008년 서울패션위크에 데뷔한 신예다. 게다가 기성 디자이너들의 무대인 서울컬렉션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도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압도적인 찬사를 받았다. 미국 바이어 우자드는 “다른 여성복도 이만큼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이번 쇼에서 이질적인 것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기지를 발휘했다. ‘쿠바’라는 주제 자체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쿠바는 열대의 감성과 공산주의의 밀리터리룩이 공존하는 곳. 그는 형광 노랑·오렌지를 어두운 컬러와 짝지었고, 소재도 가죽·데님·마 등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활용했다. 형광색 벨트와 주머니 장식을 모든 옷에 적용해 모던한 밀리터리룩의 느낌을 살리기도 했다. 여기에 쿠바 하면 연상되는 철조망·별 모티프를 프린트로 만드는 위트까지 넘쳤다.



신재희 (재희신)



절제와 통제, 아름다운 남성복










12,13 재희신, 14 송지오 옴므



컬렉션 현장 반응이 평가와 다르지 않았다. 신재희 디자이너의 쇼는 바이어·기자들만 보는 프레젠테이션쇼로 진행됐지만 좌석이 한참 모자랐다. 앞자리를 차지한 유럽 바이어들은 “파리에서 먼저 점찍은 디자이너”라며 엄지손가락을 쳐들었다. 그는 유럽에서 활동하다 국내에 들어온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새내기 디자이너. 하지만 그의 옷은 일찌감치 ‘아름다운 남성복’으로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이번엔 ‘절제’를 컨셉트로 잡고 검도복에서 모티프를 딴 옷을 선보였다. 끈으로 묶고 조이는 장식은 입는 행위 자체에서 절제와 통제를 느끼게 하는 디자인이었다. 밑위가 긴 자루형 바지 위에 길고 늘어지는 점퍼나 트렌치 코트를 짝지어 마치 수도승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특히 트렌치 코트는 뒷면을 가벼운 광목 천으로 만들어 걸을 때마다 신비로운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송지오 (송지오 옴므)



봄을 부르는 하늘하늘한 실루엣




“쇼에는 프로페셔널들만 참여시켜야 한다”며 컬렉션의 수준을 비꼰 프랑스 바이어 루빈도 송지오 디자이너의 무대는 최고로 꼽았다. 그는 95년 서울컬렉션 시절부터 참가한 고참 디자이너로, 3년 전엔 파리 무대에 첫 진출했다. 바이어들이 그를 주목한 이유는 ‘네오 아방가르드’라는 일관된 스타일을 세련되게 보여주기 때문. 이번 런웨이에선 봄바람을 불러들였다. 소매·코트자락·바지통까지 살랑거리는 느낌을 연출했다. 이를 위해 얇은 거즈 소재를 쓰면서 드레이핑의 기법을 이용했다. 점점 여성화하는 남성복 트렌드도 반영했다. 드레이핑이 강조된 홀터넥 톱과 칼라가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겉옷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하늘하늘 움직이는 팬츠와 미니멀한 재킷은 봄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줬다.



평가에 참여한 해외 바이어·프레스들



아만드 하디다(프랑스 편집숍 뢰클레르 대표), 미카엘 하디다(프랑스 트라노이 대표), 마르첼로 호라시오 마퀴에리라(네덜란드 ENNU 바이어), 조셉 라이언 우자드(미국 세븐 뉴욕 바이어), 벤자민 알루아드 루빈(프랑스 쇼룸 ‘노시즌’ 대표), 제니퍼 쿠빌리에(프랑스 ‘랑베르트 어소시에이션 바잉 오피스’ 대표), 롱 엔가이엔(미국 잡지 ‘플롱트’ 기자), 데치오 비타리(이탈리아 잡지 ‘콜레지오니’ 기자), 동브로위츠 로랑(프랑스 잡지 ‘소 시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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