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세계 무대 서려면 남들과 비슷한 것 말고 분명한 색깔 있어야”





“내 이름은 알아도 내 옷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름보다 옷이 알려져야 진짜 세계적인 디자이너다. 나도 아직은 이루지 못한 꿈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디자이너 두리정(37·사진)이 서울을 찾았다. 이번 서울패션위크 중 열린 해외 디자이너쇼에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 보그 선정 유망 디자이너 10인에 꼽힌 이래 화려한 이력을 밟아 왔다. 2005년 미국 뉴스위크가 뽑은 ‘주목할 인물’에 들었고 1년 뒤엔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가 주는 ‘신인 디자이너상’을 받았다. 현재는 세컨드 라인인 ‘언더라인’까지 론칭하며 뉴욕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쇼 하루 전날 만난 그는 “지난달 뉴욕 컬렉션을 한국에서 다시 선보일 수 있어 무척 영광스럽다”는 말로 한국을 찾은 소감을 대신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글로벌 감각은 무엇인가.

“모든 여자가 진짜 원하는 옷을 만드는 거다. 루이뷔통·샤넬이 명품인 건 스타일도 남다르지만 누구나 입고 싶은 욕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모든 여자가 원한다는 게 뭔가.

“보통 사람이 모델처럼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니 모두 단점을 가리는 옷을 원한다. 내가 저지 드레이핑 드레스를 고집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몸의 라인이 적당히 드러나면서 덜 뚱뚱해 보일 뿐더러 민소매로 만들면 팔뚝을 가녀리게 보일 수 있다.”

-상업성이 강조되는 뉴욕에서 당신의 생존 전략은.

“디자이너 고유의 예술적인 부분도 있어야 하지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뉴욕은 이 점이 확실하다. 컬렉션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라면 만드는 과정은 ‘아트’를 해도 무대에 나오는 옷은 웨어러블 해야 한다. 무심한 듯 꾸미지 않은 멋이 느껴져야 한단 얘기다.”

-최근 한국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이 부쩍 늘었다. 선배 디자이너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디자이너들이 뉴욕·밀라노·파리 무대에 서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패션의 최종 목적지이자 세계의 주요 바이어가 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드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 마크제이콥스·필립림과 비슷하게 만들 사람은 얼마든지 많다.”

-색깔이 달랐던 신진 디자이너를 꼽는다면.

“단연코 알렉산더 왕이다. 그는 티셔츠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시작했고 그것을 당당히 컬렉션 무대에 올렸다. ‘작품’ 수준의 옷만 선보이던 컬렉션의 고정관념을 처음으로 깼다. 패션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셈이다.”

-당신의 컬렉션은 ‘패션의 여제’ 안나 윈투어가 찾아오는 쇼로 유명하다. 특별한 친분이 있나.

“그가 뉴욕 패션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안나 윈투어는 그 점을 이용해 신인 디자이너를 키우는 데 힘쓴다. 나도 그가 보그 편집장이 됐을 때 마침 그의 눈에 들었다. 하지만 ‘일을 위한 친분’을 유지할 뿐이다. 쇼를 하기 전 미리 옷을 보여주고 조언을 해주는 식이다. 행사장에서 디자이너들을 소개해주는 것도 역시 그다.”

-두리정 옷에는 ‘한국적 정체성’이 담겼다는 평도 있다.

“네 살 때 한국을 떠난 뒤로 뉴요커로 자랐기 때문에 딱히 한국적인 것을 흡수한 적은 없다. 하지만 남들이 그렇게 봤다면 인정할 부분이다. 다만 패션은 한 국가에 치우칠 수 없는 유니버설 랭귀지라고 본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복을 내세우는 건 커스튬 디자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해 뉴욕에서 세컨드 라인을 론칭했다. 두리라는 컬렉션 레벨만으로는 시장에 접근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경기가 점점 좋아지는 상황이라 판매도 괜찮은 편이다. 이것이 조금 더 자리를 잡은 뒤엔 남성복이나 액세서리까지 진출해 보고 싶다.”

이도은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