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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대포폰’ 의혹 … 부실 수사의 당연한 결과다

범죄 수사는 합리적인 의문을 조목조목 파헤쳐 보편타당한 상식 위에서 납득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는 게 정도(正道)다. 의심할 만한 상당한 합리적인 이유가 남는데도 의혹을 덮어버린다면 부실 수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검찰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의 불법 사찰 사건’ 수사는 그 본보기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8월 서울중앙지검이 실무자만 기소하고 “윗선 개입은 없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을 때부터 숱한 의문점을 제기한 바 있다.



 그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사찰 기록이 담긴 지원관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파기 과정에 청와대에서 건네진 ‘대포폰’(명의 도용 휴대전화)이 활용됐고, 검찰도 이런 불법행위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 행정관이 타인 명의를 빌려 만든 대포폰을 지원관실 주무관이 하드디스크를 영구 삭제하려고 전문업체와 접촉하면서 썼다는 것이다. 이귀남 법무장관도 이를 시인했다.



 지금까지 검찰은 하드디스크가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해 왔다. 이제는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게 됐다. 대포폰이 사용된 시점은 지난 7월 7일이었고, 곧바로 하드디스크는 파손됐다. 이틀 뒤 검찰은 뒷북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거나, 누군가가 미리 알려줬다고 추정하는 게 ‘합리적인 상식’일 것이다.



 또한 대포폰을 만든 고용노동비서관실은 불법 사찰을 주도한 이인규 전 윤리지원관으로부터 사찰 보고를 받았다는 의혹을 샀던 곳이다. 고용노동비서관실과 지원관실이 대포폰으로 연결되고, 이 대포폰이 증거 인멸에 동원됐음을 알면서도 검찰은 더 이상 추적하지 않았다. 직무유기다. 오히려 불법 사찰의 ‘윗선’으로 지목됐던 고용노동비서관실의 이영호 전 비서관을 참고인 조사만 한 뒤 무혐의로 면죄부를 줬다. 이런 이상한 정황이라면 “윗선 개입이 있었다”는 수사 결과가 나와야 ‘정상’이 아닌가.



 이제 검찰의 설명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못할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 청와대는 사안의 심각성을 통감(痛感)하고 직접 해명을 포함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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