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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한 안 도우면 통일 후 큰 재난”





지난달 25일 문 연 평양과학기술대 김진경 총장 단독 인터뷰



지난달 25일 북한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김진경 총장(왼쪽)이 한 입학생과 악수를 하고 있다.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제공]



지난달 25일 북한의 평양에 특별한 대학이 문을 열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이하 평양과기대). 이 대학 설립을 주도한 김진경(75) 총장은 한국 정부와 미국·중국·일본 등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미국 시민권자이면서 북한과 중국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그의 범상치 않은 이력 때문이다. 김 총장은 지난달 28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은 현재 아주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면 시민사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아시아기자협회(AJA) 2010 국제포럼’에 1박2일 일정으로 참석했다. 그의 바쁜 일정 때문에 인터뷰는 포럼장과 이동하는 차량, 서초동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사무실에서 5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김 총장은 “하루빨리 남북 갈등이 해소돼 남측 교수를 초빙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총장과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왜 북한에 대학을 세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을 것 같다.



 “나는 공산주의자도, 자본주의자도 아닌 ‘러비스트(lovist·사랑주의자)’이기 때문이다(※‘lovist’는 love에 접미사를 붙인 김 총장의 신조어). 북한은 현재 아주 어렵다. 정부가 나설 수 없겠지만 시민사회가 일어나 도와야 한다. 지금 우리가 그들을 돕지 않는다면 통일 후 엄청난 재난이 올 것이다.”



 -학생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학생은 총 160명으로 모두 남학생이다. 학부 100명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대, 평양이과대학 등 북한의 명문대에서 2~3학년에 재학하다 편입한 학생들이다.”



 -학생들의 수준이 높겠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 내년부터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강의한다. 일반 영어 회화는 외국인 교수와 막힘 없이 소통하는 수준이다.”



 -직접 강의도 하나. 교수진 구성은.



 “지난달 27일 한 시간가량 재학생들에게 교양 강의를 했다. 감격스러웠다. 미국·캐나다 등 5개국 출신의 외국인 교수 17명이 중국을 통해 학교에 도착했다. 당초 일부 남측 교수도 북한에 머물며 강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남한 정부가 남북 관계 경색을 이유로 남측 교수 30명에 대한 북한 파견 신청을 거절했다. 박찬모 전 포항공대(현 포스텍) 총장은 이달부터 정보기술(IT) 분야 강의를 맡기로 했다.”



 -평양과기대에 어떤 기대를 하나.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우고 싶다. 북한의 하버드·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로 만드는 게 목표다. 평양과기대가 아시아의 평화를 구축하는 중앙센터가 될 것이다.”



 -인생역정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데.



 “197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미국 시민권자다. 한국과 북한, 미국과 중국 등 4개국을 비자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북한과의 인연이 궁금하다.



 “북한에는 87년 김일성 주석의 초청으로 처음 방문한 뒤 여러 차례 가서 쌀 등을 지원했다. 하지만 98년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한국 안기부에서 받은 자금으로 곡식을 줬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사형선고를 받고 42일간 옥살이를 했다. 하지만 ‘내 장기를 평양 병원에 의료용으로 기증해 달라’는 말에 북한 정부가 감동해 풀려 났다. 2001년 북한 정부가 ‘북한에도 연변과기대 같은 대학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에 대한 생각은.



 “6·25전쟁 때 마산 창신중 3학년에 다니다가 학도병으로 지원했다. 전쟁터에서 ‘살아남는다면 적군인 중국과 북한을 위해 평생 살겠노라’고 기도했다. 이후 유럽에서 공부한 뒤 70년대 미국으로 이주해 의류사업 등으로 돈을 벌었다. 이 돈에 후원금을 더해 92년 중국 최초의 중외합작대학인 연변과기대를 세웠다.”



◆김진경 총장은=1935년 경남 의령 출생. 숭실대와 영국 클립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베린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92년부터 중국 연변과학기술대 총장을 맡고 있다. 2001년 평양과학기술대 설립 총장을 맡은 뒤 2009년 북측 인사와 함께 공동 총장에 취임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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