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교수님 강의 내용 반복 많아 남는 게 없었어요”

“실제 회사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4학년생이 태반이에요. 기업체 차·과장급이 실무 경험을 들려주는 강좌가 있으면 취직 후 고생을 덜 것 같습니다.” (해운회사 직원 서석현씨)



취업 새내기 동문 초청해 ‘대학이 갈 길’ 물은 중앙대

 “취업 준비도 중요하지만 어디서든 소통 가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대학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교양 교육에 힘써주세요.”(법무법인에 다니는 김은영씨)









박범훈 중앙대 총장(맨 왼쪽)이 기업체 입사 2~3년 차인 졸업생들을 서울 서초동의 한 한정식집으로 초대해 대학 교육과정을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지를 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앙대 제공]



 28일 오후 7시 서울 서초동의 한 한정식집.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과 박범훈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이 졸업생 15명과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졸업생들은 이 대학을 나와 기업체 등에 입사한 지 2~3년가량 된 이들. 경영·공학·광고홍보 등 전공도 다양했다. 2008년 두산그룹이 대학 운영에 참여한 이후 학과 구조조정 등으로 시끌시끌했던 중앙대가 대학의 나갈 방향을 졸업생들에게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졸업생들은 학생 시절의 아쉬움을 쏟아냈다.



 이종관(29)씨는 “교수님 강의 내용이 바뀌지 않아 따분하고 남는 것이 없었다”며 “인턴이나 해외탐방프로그램에 학생들을 많이 참여시켜 경험을 쌓게 해 달라”고 제안했다. 박용성 이사장은 “교수들이 박사학위 따면서 배운 것을 가르치니 학생들이 회사에 들어가 바닥부터 다시 배운다”며 “정년 때문에 교수를 내보낼 순 없지만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낮은 연봉을 받고 정년을 채우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구(28)씨는 “취업해보니 토론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했다”며 “발표나 글쓰기·표현력을 길러주는 강의를 필수교양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학교 공부보다 다양한 전공의 친구들과 함께했던 게 면접에 도움이 된다. 여러 학과 출신을 모아 취업스터디를 꾸려주면 어떻겠나”(권오선씨)라는 의견도 나왔다.



 중앙대에서는 실무 회계를 필수로 가르치고 일부 학과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대학의 학문 연구 기능이 소홀해졌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문제에 대한 견해도 엇갈렸다. 김민성씨는 “회사 일은 어차피 입사 후 배우니 학교가 취업 양성소가 될 필요는 없다”며 “요즘은 기업도 다양한 인재를 선호하므로 전공 학문을 깊이 공부할 환경을 조성해 주라”고 말했다. 황정기씨는 “아직도 회사들은 출신 대학을 본다”며 “무조건 복수전공이 이롭지는 않으니 공대는 특성화하고 전공만으로 취업이 어려운 곳은 복수전공을 권장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사회에선 자동차와 비행기를 만들어 달라는데 대학이 마차를 내놓고 있어 문제”라며 “여러 의견을 바탕으로 교육 틀을 다시 짜겠다”고 답했다. 박 이사장은 “기업에서 면접 때 ‘저 대학은 이사장이 달달 볶아대니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했겠지’ 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F학점 세탁을 못하게 하고, 시험 볼 때 참고하는 족보도 없애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앙대가 졸업생들로부터 조언을 구한 이날 자리는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김성탁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