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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들, 살 길은 ‘스마트 정치’입니다





박성민의 ‘지도자 크기가 나라 크기다’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어떤 패권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가장 오랫동안 유지됐던 로마 제국도,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했던 몽고 제국도,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 제국도 다 몰락했습니다. 정치, 경제, 군사, 과학기술,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과거 어떤 제국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 지배력을 갖고 있는 미국도 결국은 그렇게 되겠지요.



 혁명은 기존 패권을 몰락시키고 새로운 지배자를 만들어 냅니다. 과학혁명은 그때까지 모든 사람을 지배하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습니다. 정치혁명은 지배계급의 교체를 가져옵니다. 명예혁명, 프랑스 혁명 등이 그랬지요. 생산력 혁명 역시 말 그대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옵니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등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된 세력은 곧바로 지배자로 군림했습니다. 산업혁명은 어떻습니까? 많은 산업과 기업이 몰락하고 ‘기계’를 가진 신흥세력이 순식간에 떠올랐지요. 조그만(?) 나라 영국이 제국이 된 배경이지요.



 지금 우리는 산업혁명에 비견되거나 어쩌면 훨씬 강력한 생산력의 혁명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이 그것입니다. 역사를 통해 볼 때 인쇄술이나 기계의 발명, 그리고 자동화 시스템 등과 같이 누가 더 ‘많은’ 물건을 더 ‘빨리’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산업과 기업의 승부가 갈렸습니다. 결국은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이가 승자가 되었지요.



 디지털 혁명은 복제의 양을 빛의 속도로,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무한까지 늘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명 역시 많은 기업의 희비를 갈라놓습니다. 구글은 승자가 되고 소니는 패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패권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철학과 신학을 지배하는 시대로 돌입하자 종교의 패권도 많이 약해졌습니다.



 디지털 혁명은 정치의 패권도 많이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어쩌면 정치가 디지털 혁명의 가장 큰 패배자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순으로 분류되던 질서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 더 이상 정치는 제일 앞자리를 차지하지 못합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무장한 대중도 더 이상 정치의 지배를 받을 까닭이 없습니다. 정치는 여전히 ‘선거’ ‘법’ ‘돈’ ‘정보’의 하드파워를 갖고 있지만, 이젠 그것만으로는 패권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달라진 것입니다.



 1960년대부터 1980년까지는 ‘안보보수’가 나라를 지배했습니다. 한마디로 ‘군인’들이 패권을 갖고 있었다는 거지요. 이 시기에 대한민국은 ‘레드 콤플렉스’에 빠져 있었습니다. 당시 야당을 이끌던 YS나 DJ도 가는 곳마다 야당을 정통 ‘보수’ 야당이라고 강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혹독한 시절이었지요.



 1990년 초에 냉전이 끝나자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패권이 ‘시장 보수’로 넘어간 것입니다. 때마침 시작된 ‘세계화’가 패권을 정치에서 경제로 이동시킨 동력이 되었습니다. ‘기업인’들의 시대가 된 것이지요. 1992년 대통령 선거에 정주영씨가 출마한 사건(?)은 이런 변화를 잘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때부터 지금까지 20년간 대한민국은 ‘머니 콤플렉스’에 빠져 있었습니다. ‘돈’이 최고라는 생각이 세상을 지배했습니다. 대학생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너나없이 주식과 부동산 광풍에 뛰어들었지요. 그런데….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의 쓰나미가 세계를 덮치자 사람들의 생각이 또 바뀌었습니다. 지난 20년간 확대되어 온 사회 양극화에 반발하게 된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게 되자 마치 애초부터 자신들은 돈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양 하는 것이 위선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정의’ ‘공정’ ‘진보’를 중세에 면죄부 사듯이 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사람들은 달라졌습니다. 밀폐된 고급 술집 대신 개방된 커피전문점을 찾고, 골프 대신 ‘올레’나 ‘둘레’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등산을 가면 당연히 정상을 정복(?)하고 왔다면 지금은 그냥 둘레를 걷습니다. 수직적 권위의 시대가 가고 수평적 연대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대중이 선도하는 ‘문화 콤플렉스’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다윈은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응한 것이 살아남았다’고 했습니다. 변화를 받아들인 자만이 패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미국도 패권 유지를 위해 하드파워에 소프트파워를 더한 ‘스마트 파워’를 새로운 지배전략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치도 패권을 유지하려면 ‘스마트 정치’로 전환해야 합니다. 바로 지금 말입니다.



정치컨설팅 ‘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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