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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대한제국 황후의 옷 되살리다





경운박물관 재개관 특별전
순정효황후가 입었던 적의
뒷쪽 고리 6개 용도 찾아내



순종효황후가 입었던 적의를 재현하며 새롭게 발견한 하피 착장 뒷모습. 그 동안 W자로 드리우던 것을 V자로 바로잡았다(사진 위). 1993년 미국에서 되찾아온 뒤 처음 공개된 19세기 활옷. 상류층 혼례복으로 대물림하며 수선한 흔적이 남아있어 더 아름답다. [경운박물관 제공]



눈이 부시다.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우아함이 빛난다. 100년 전 대한제국 왕실의 권위를 나타내려 왕비가 입었던 적의(翟衣)가 최초로 재현되어 그 자태를 드러냈다. 심청색 빛깔은 풍요롭고, 날렵한 꿩 문양은 상큼하다. 서울 개포동 경기여고 100주년 기념관 1층으로 이전해 다시 문을 연 경운박물관(관장 송광자)은 재개관기념 특별전으로 기획한 ‘아름다운 시작’에 1년 여 공들여 제작한 적의를 공개했다.



 이 적의는 순종황제의 황후였던 순정효황후가 1919년 입었던 것으로 보이는 세종대 소장품을 본떠 되살린 것이다. 직물 직조, 자수, 금박 등 모든 과정을 각 분야 전문가가 맡았고 바느질은 경기여고 졸업생들로 구성된 경운박물관 유물재현팀 16명이 매달려 완성했다. 송 관장이 1억 원을 쾌척했고, 기증품도 답지했다.



 순정효황후의 적의 재현에 경기여고 동문들이 이렇듯 정성을 다한 까닭이 있다. 경기여고가 1908년 한국 최초의 관립여성학교로 탄생하게 된 뒤에 순정효황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순정효황후는 융희 2년(1908년) 5월 20일 내린 휘지(徽旨)에서 보통교육은 남녀의 구별이 없음을 강조하며 “국가가 어찌 여자교육을 중요시 하지 않겠는가…. 이제 정부가 고등여학교를 한성에 창설함은 실로 나의 뜻을 이룸이라”고 했다.



 복식 연구자들은 이번 적의 탄생이 한국복식사에 큰 힘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핵심은 적의 뒷길에 달린 고리 6개의 용도를 찾아낸 것이다. 옷 위에 앞뒤로 드리우는 장식용 제구인 하피(霞彼)를 그 동안은 W 모양으로 걸어 모양이 살지 않았는데 이번 재현 작업을 하면서 밑 부분 도련의 중심에 달려있는 단추 고리에 끼우자 자연스럽게 V자를 이루며 봉황 문양이 힘차게 위로 날아오르는 형상을 이루게 됐다.



 김소현 배화여대 전통의상과 교수는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착용을 통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발견이었다”고 했다.



 전시장을 빛내는 또 하나의 명품은 상류계급의 혼례복으로 대물림한 것으로 보이는 19세기 활옷이다. 1993년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낙찰 받은 일암관(一岩館)이 소장해오다 국내 처음 선보였다.



 장경수 부관장은 “어깨선을 보수하려 금박댕기를 잘라 덧댄 것이나 옷 구석구석을 수선한 솜씨가 조선 여인들의 생활미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화각함, 삼작노리개, 지환, 비녀, 굴레보관함 등 평소 보기 어려운 유물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는 12월 15일까지. 02-3463-1336.



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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