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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뚱보 새끼 곰









뚱뚱한 여자가 아름답다. 아프리카 모리타니에서는. 출렁거리는 뱃살 없인 시집갈 꿈도 못 꾼다. 끝없는 다이어트와 요요 현상에 지친 누구라도 이민을 꿈꿀 법하다.



그러나 ‘미인’ 되려고 억지로 살 찌우는 것 역시 고통이다. 모리타니에선 사막 한가운데 ‘1등 신붓감 만들기 캠프’를 열고 10대 소녀들에게 하루 1만6000㎈씩 음식을 먹인다. 낙타 젖만 무려 18L다. 그 또래 영양 권장량의 10배를 넘는다. 푸아그라 만드는 거위 신세가 따로 없다. 거부하다간 회초리로 맞고 게워내면 도로 먹어야 한다. 눈과 신장이 나빠져도 식욕 증진제까지 복용할 지경이다.



황당한 관습이 생긴 건 역설적으로 먹을거리를 찾기 힘든 척박한 환경 탓이다. 통통하게 오른 살이 부(富)를 상징하다 미(美)의 척도로 둔갑했다.



먹을 게 너무 넘치는 나라들은 정반대다. 살을 ‘공공의 적’ 취급한다. 비만 관련 치료비만 한 해 150조원 이상 쓰는 ‘세계 제일 뚱보 나라’ 미국이 대표적이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고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팔을 걷어붙였다. 올 봄 시작한 ‘렛츠 무브(Let’s Move)’ 캠페인은 30%대인 비만 아동을 20년 내에 5%로 줄이는 게 목표다. 역풍도 거세다. 특히 비만인 권익단체(NAAFA)가 결사반대다. ‘비만=비정상’이란 편견으로 아이들의 열등감을 키운다고 야단이다.



 마음의 상처 안 주려다 몸의 병을 키울 순 없다. 살찐 아이들은 고혈압·당뇨병 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으니 말이다. 우리나라도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조사 결과 초·중·고생 13%가 비만이란다. 표준 체중의 1.5배를 넘는 고도 비만 학생도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햄버거·라면처럼 입에만 달고 몸엔 나쁜 음식이 주범이다.



 우리와 달리 휴전선 너머 아이들은 살 한번 쪄 보는 게 소원일지 모르겠다. 35~50%가 영양부족이라고 세계식량계획(WFP)은 어림한다. 주린 배를 안은 채 “할배 곰(김일성)은 뚱뚱해, 아빠 곰(김정일)도 뚱뚱해, 새끼 곰(김정은)은 미련해”라고 노래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마음이 짠하다. 인민의 자식들은 굶어 죽을 판인데 ‘새끼 곰’은 비만으로 성인병을 앓는 이상한 나라. 그러니 아무리 때린다 해도 ‘곰 세 마리’ 노래를 멈출 성싶지 않다.



신예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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