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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DMZ를 올레길처럼 만들고 싶다









얼마 전 세미나 참석차 제주도에 갔다가 올레길을 걸었다. 올레길은 나에게 찡한 감동을 주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올레길의 성공은 무엇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제주 사람들의 ‘삶의 스토리’를 녹인 결과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레길은 나에게 고향마을 시골길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크다. 단숨에 제주의 관광 명소로 떠오르며 국내외에서 수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올레길이 뜨면서 덩달아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게 지구촌 반대편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이다. 올레길의 모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잖은 한국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순례자의 길’로도 불리는 산티아고 길은 800㎞나 되는 험난한 여정임에도 방문객이 매년 600만 명에 달한다. 자연경관도 물론 빼어나지만 그 속에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이자 첫 순교자인 성 야곱의 스토리가 스며 있는 게 주된 이유다.



 한국에는 올레길이나 산티아고 길보다 훨씬 큰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관광의 보고(寶庫)가 있다. 바로 DMZ(비무장지대)다.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는 동서 248km의 DMZ에 ‘코리아의 길’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나의 가슴을 뛰게 한다.



 4㎞의 좁은 폭에 설치된 철책을 두고 남북한이 날카롭게 대치 중인 DMZ는 분단과 갈등, 전쟁의 상징물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60년 가까이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덕분에 다양하고 희귀한 생물이 보존된 청정 생태지역이기도 하다. DMZ의 강점은 희소자원으로서의 가치와 더불어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DMZ는 동족상잔을 넘어 동서 냉전의 뼈아픈 고통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DMZ의 비극은 더 이상 인류 역사에 반복돼선 안 된다는 값진 교훈을 얘기한다. DMZ의 스토리는 지구촌 사람 누구에게나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겸비했으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DMZ는 고통의 과거를 뛰어넘어 평화와 화합의 밝은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곳이다. 청정 자연 속에서 모든 인류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유토피아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런 공감대가 확산되면 어느덧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는 커다란 프로젝트가 진행될지도 모른다.



 한 예로 DMZ를 달리는 세계 자전거 축제를 상상해 본다. 최근 민통선 지역을 중심으로 자전거 길을 조성하는 방안이 발표됐는데, 이를 확대해 세계인이 참여하는 축제를 여는 것은 어떨까. 전쟁의 상흔을 딛고 되살아난 청정 자연환경을 즐기며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는 것은 DMZ에서만 가능한 체험이 될 것이다.



 나의 욕심은 점점 커진다. 남북 4km의 DMZ 위·아래로 3㎞씩의 띠를 더해 10km 폭의 통일 국립공원을 만드는 일이다. 여기에 올레길이나 산티아고 길과 같은 트레킹 코스를 다양하게 만든다. 비포장 자동차 길도 만들어 세계 전기차 경주대회도 개최한다. 말을 타고 달리는 승마 길도 만든다. 물론 DMZ의 가치와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축제들이어야 한다.



 이에 앞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DMZ에 나무를 많이 심는 일이다. DMZ의 군 초소 근방에선 시계(視界) 확보를 위해 수시로 풀과 나무를 태워 없앤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생태 파괴다. 남북 긴장이 완화되는 대로 통일 나무를 심는 국민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



 이런 꿈이 실현되면 경제적 유발 효과 또한 엄청날 것이다. 관광 서비스 시장의 확대로 고용이 쑥쑥 늘고 세금도 많이 걷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의 통일비용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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