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그리고 그의 패션쇼













# 패션쇼 3시간 전

그가 모델의 머리를 반으로 가르며 버럭 소리를 지른다. “완전한 5:5 가르마가 타지지 않았잖아” 3년차 모델 성준(21세)씨는 그에게는 “절대복종해야 할 대상”이라고 기자에게 말한다. 성씨에게는 경력만 30년이 넘은 패션계 1세대 대선배님이다.



잰 발걸음으로 패션쇼 리허설장으로 가는 그, 이번엔 오디오가 마음에 안 든다. 2층에서 오디오 감독이 뛰어 내려온다. 오디오 감독에게 모델의 손끝 하나에도 음악과 호흡이 맞아야 한다고 말하는 그. 한 달 전부터 같이 회의하고 준비한 음악이었지만 호흡이 안 맞는다고 한다. 18년차 김형석 오디오 감독은 “선생님의 패션쇼에서는 의례 있는 일이다, 최고의 패션쇼를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말했다. 패션쇼 안 모든 것을 일일이 신경 쓰고 고치는 완전한 독재자. 조명, 오디오, 모델, 무대 그리고 그의 옷이 있는 곳이다. 이상은 서울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2010 서울패션위크, 국내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패션쇼의 3시간 전의 모습이다.



# 최고의 패션쇼, 이상봉의 리허설

한 마리의 양치기에게 몰려드는 양들처럼 모델들이 그에게 뛰어 들고 있다. 아직 기초화장에 입술만 발갛게 칠했는데, 속눈썹은 한 쪽만 붙어 있는데도 모델들이 무대에 등장한다. “리허설에 들어갑니다”라는 소리에 모델들 모두 머리를 고정하기 위한 핀을 빼지 못한 채 모여들었다. ‘머리의 핀’보다는 입고 있는 옷과 모델이 얼마나 어울리는지를 바라보는 매서운 하나의 눈 때문이다. 그 눈은 모델의 패션쇼 워킹 중간에 손을 주머니에 넣는 타이밍까지 정해준다. 모델 6년 차 정경진(27세)씨는 “워킹, 음악, 손짓까지 모두 신경 써야 한다. 선생님이 무척이나 까다롭지만, 그의 무대에 서는 것은 영광”이라고 말한다.



패션쇼가 시작되기 전 무대 뒤는 머리를 고정하기 위한 스프레이가 안개처럼 뿌려지고 있다. 모델들은 저마다 다리에 바디로션이나 파우더를 바르고 있다. 다리의 점이나 상처를 가리기 위해서다. 언뜻 한 모델이 실밥이 터진 앞가슴 섶을 코디네이터에게 보이며 울상을 짓고 있다. 무대에 서기 직전이다.



# 작가가 되고 싶었다

김연아와 레이디 가가도 공연에서 이상봉의 옷을 입었다. 이상봉씨는 “김연아 선수는 천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같다. 동양적인 이미지와 함께 운동으로 다져진 몸은 모델로서 가장 이상적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2002년부터 파리 컬렉션에 참가하며 한글로 옷을 만들어 세계 속의 우리 것을 알렸다. 대통령상 표창에 이어 문화관광부가 한글홍보대사로 지정했다. 한글과 소나무, 조각보 등 한국적인 것으로 그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다. 파리와 뉴욕, 모스크바, 일본에까지 법인이 있으며 휴대폰, 침구, 아파트, 주상복합에 이르기까지 이상봉의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대학 때 방송연예과에서 극작가를 전공하며 글을 썼던 그가 패션디자이너를 하고있다. 30년을 넘게 해왔지만 그는 “디자인은 움직이는 것”이라며 변화에 주저하지 않는다. 패션쇼에는 “한글은 완성되지 않았다”라는 그의 말처럼 한글과 우리 것으로 옷을 만드는 각종 실험정신이 살아 있다. 그의 이번 패션쇼는 화가 김준이 이상봉이라는 한글로 디자인한 옷도 있다. “패션쇼에는 현재를 지나 미래를 향하는 날카로운 날숨이 묻어 있다” 우리 것을 옷에 새기는 그만의 숨, 그 호흡에 패션쇼는 관객들의 시선을 끊임없이 붙잡고 놓아 주지를 않는다.



디지털뉴스룸=김정록, 손진석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