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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1년에 1억 … 사별 4년에 남은 빚 5000만원

경기도 양평의 석모(42)씨는 4년 전 남편을 잃었다. 혈액암인 백혈병이었다. 발병 1년여 만에 세상을 떴다. 남편의 빈자리는 컸다. 우선 경제적으로 고통이 따랐다. 건강보험이 안 되는 치료가 많아 병원비가 1억원이 넘었다. 민간보험금과 남편 퇴직금 등으로 턱없이 부족해 은행 대출, 사채 등으로 메우느라 5000여만원의 빚을 졌다.



암 사망자 유족의 경제적 고통













 전업주부이던 석씨는 생활 전선으로 나섰다. 두 아들(고 1, 초 6)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는 석씨를 보다 못해 언니가 펜션을 지어 관리를 맡겼다. 여기에서 월 100만원 버는 게 소득의 전부다. 석씨는 “집을 팔아 빚을 갚으려고 4년 전에 내놨지만 서울이 아니라서 그런지 찾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30~50대 중·장년 가장이 암으로 사망한 뒤 가족들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당장 생계비를 벌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시댁과 갈등이 생기거나 애들이 방황하는 경우도 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김창보 연구실장은 27일 국회도서관에서 민주당 전현희 의원과 환자단체연합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암 사망자 가족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김 실장은 백혈병 사망자 5명의 유가족을 심층 조사했다. 치료비로 6000만~1억원을 쓰다 보니 살림살이에 큰 주름이 졌다. 2006년 남편이 사망한 후 김미정(45·서울 동대문구)씨는 전세 7000만원 집에서 2800만원짜리 임대아파트로 옮겼다.



 사망자의 아내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마트나 식당에서 일하거나 외판 일을 했고 월소득이 100만원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애들 학원을 가장 먼저 끊었고, 식료품·의류·가스·수도비 등 가능한 모든 지출을 줄였다.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석씨는 양평의 집 때문에, 한모(45·여)씨는 친정 아버지 재산 때문에 기초수급자가 되지 못했다.



 주변의 시선도 부담스럽다. “남편을 잡아먹었다” “며느리를 잘못 들여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얘기를 시댁 식구들한테 듣는다고 한다. 재산 갈등 때문에 시댁과 등진 사람도 있다. 자녀 교육에도 문제가 생긴다.



 아내가 사망한 경우도 문제다. 김창보 실장은 “남편 사망보다는 경제적으로 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녀 교육이나 집안 살림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상임대표는 “선택진료 폐지, 간병서비스 제도화, 진료비 상한제 기준 완화 등으로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고 여성 가장 창업 교육을 활성화하거나 창업자금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홍혜현 객원기자(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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