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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ssue &] 기부가 생활이 되는 사회를 만들자









얼마 전 만난 한 복지재단 관계자가 우리나라 기부 문화 정착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부 문화가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기는 했지만 선진국과 같이 지속적이거나 보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국민의 기부 규모는 세 배 이상 늘어난 반면 기부 참여자의 비율은 2005년 68.6%에서 2007년 55%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정기 기부자는 16.6%에 불과했다. 기부액이 증가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액의 단발성 기부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 기부액의 상당 부분을 기업이 책임지고 있는 데다 개인 기부의 약 80%는 종교기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기부 문화의 대중화와는 아직 거리가 먼 게 현실이다. 대중과 기부 문화 사이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기부를 일상생활 속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사회공헌이라는 명분만을 가지고 기부를 권하기보다 우리 사회가 기부 문화 자체를 친근하게 느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길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활동을 기부와 연결시켜 나눔을 생활의 일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비를 통해 기부를 실천하는 ‘나눔 소비’는 기부 문화 확산과 저변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나눔 소비’란 소비자가 일상생활 속의 소비를 통해 기부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기부 방식이다. 즉 소비자가 기부자가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기업들의 나눔 소비 방식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나눔 소비의 대표적인 예가 기업 판매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이다. 사회공헌 정보센터가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행복 나눔 N캠페인’의 경우 참여 기업 제품에 N마크를 붙이고 판매 수입금의 일부를 공익 활동에 지원한다. 소비자는 N마크가 붙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나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한 많은 기업에서 이런 제품을 통해 나눔 소비에 동참하면서 소비자들이 기부에 보다 손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나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여 년 전 아동복지시설 선덕원과 인연을 맺으면서다.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사회사업 담당부서에서 일하면서 시작된 인연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회사는 2006년부터 희망나눔세트 피자 판매액의 일부를 희망나눔기금으로 적립해 소외계층 어린이 복지사업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처럼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가 하면 소비에 재미 또는 공정무역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가미해 기부를 장려하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1000원짜리 구정물이 식수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이 되어 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나눔 소비를 통해 소비자는 일상생활의 일부를 나눔으로써 기부를 실천할 수 있고 기업은 가치 있는 판매를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서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나눔의 현장에 동참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기부 활동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나눔은 규모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부를 공유한다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함께하는 기부 문화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단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건 아니다. 평범한 행동 하나가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기부를 권유하는 사회가 아니라 기부가 생활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의 몫이다.



오광현 한국도미노피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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