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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전셋값 뛰자 새 임대 패턴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 일부를 월세로 받는 ‘반전세’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부동산중개업소 앞에서 한 시민이 전세·월세로 나온 물건들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잠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전세를 든 주부 김모(37)씨는 최근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 전셋집을 찾아 나섰다. 2년 전보다 1억3000만원이나 오른 전셋값은 모아둔 돈과 대출금으로 댈 수 있었다. 그러나 주인이 오른 전셋값 1억원을 월세(월 60만원)로 달라고 해 재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벌이가 뻔한 봉급 생활자들이 어떻게 매달 60만원씩 내느냐”고 말했다.

 요즘 서울·수도권에 전·월세가 섞인 이른바 반(半)전세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세입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소 임상수 연구위원은 “세입자에게도 당장 목돈을 구할 필요가 없다는 작은 장점이 있지만 월세를 생활비에서 충당해야 하므로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목돈 받아도 굴릴 데 없어”=반전세는 최근 들어 전셋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 입주 2년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목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집주인들이 오른 전셋값만큼을 월세로 요구하는 것이다.

 잠실 리센츠 전용 85㎡형의 경우 전셋값이 4억5000만원 정도로 2년 전보다 1억5000만원 올랐다. 그러자 집주인들이 오른 전셋값 전부나 1억원 정도를 연 7~8%의 전환가율(전셋값을 월세로 바꾸는 비율)을 적용해 월세로 내놓고 있다. 대신 전셋값을 조금 깎아주기도 한다. 월세 전환가율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3% 수준)의 두 배 이상이다 보니 전셋값을 깎아줘도 월세를 받는 게 더 나은 것이다.

 가령 전셋값 4억2000만원을 은행에 넣어두면 1년에 약 1260만원의 이자수입(연 3% 기준)이 생긴다. 그러나 2000만원을 깎아 보증금 3억원에 1억원을 월세(60만원)로 돌리면 수입이 1620만원(보증금 이자 900만원+월세 720만원)으로 늘어난다.

 목돈 굴리기도 마땅찮다. 잠실삼성공인 이경옥 사장은 “예전에는 전셋돈으로 집을 사거나 상가 등에 투자했지만 요즘은 그게 안 되니 집주인들이 목돈 받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세입자도 당장은 목돈 마련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모아 둔 돈은 적고 자녀 교육 등으로 이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반전세를 선호한다. 전셋값이 2년 새 1억원 이상 올랐는데도 잠실 단지의 전세 재계약이 잘되는 것은 반전세 때문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주거비 올라 서민은 고충”=하지만 월세를 생활비에서 대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생활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라며 “특히 경기 위축 등으로 몇 년 새 소득이 제자리걸음이어서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저금리 바람을 타고 반전세가 서울 목동이나 중계동,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등지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판교신도시에서 입주하는 새 아파트의 경우 전체 전세 물건의 60% 정도가 반전세로 나오고 있다. 직장인이 많아 월세는 찾아볼 수 없던 목동에서도 최근 반전세 물건이 늘어 전체의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전세의 확산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 팀장은 “부동산경기 침체, 저금리 등이 맞물리면서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월세 거부감이 커 널리 확산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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