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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기자의 오토 살롱] 2007년 F1 경주차에 ‘Sooho Cho’ 새긴 뜻은




암 투병 중이던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2005년 4월 말레이시아 F1 경기 직전에 르노 팀의 페르난도 알론소 선수와 악수하고 있다. [한진해운 제공]

포뮬러1(F1) 코리아 그랑프리가 23~24일 전남 영암 서킷에서 열렸다. 개막 2주 전에야 겨우 서킷이 완공되고, 부대시설도 부족해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그동안 두 차례나 대회가 무산됐던 것에 비춰보면 이번 대회는 의미가 적지 않다. 세계 다섯 번째 자동차 생산대국이지만 모터 스포츠 빈국(貧國)이라는 불균형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모터 스포츠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일찍이 F1을 기업문화와 유럽시장 마케팅에 접목한 기업인이 있다. 고(故)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은 1997년부터 F1을 후원했다. 유럽 주요 선주를 끌어들이기 위해 F1을 활용한 것이다. F1은 경기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열릴 뿐 아니라 최고급 사교장이다.

 고인은 스포츠카를 즐겨 타는 스피드광은 아니었지만 F1 매니어였다. 한진해운은 2002년 르노 F1팀의 두 번째 스폰서가 됐다. 르노 경주차에는 커다란 한진해운 로고를 그려넣었다. 유럽법인장을 지냈던 한진해운 이원우 전무는 “생전에 조 회장이 ‘스포츠카 광이라 F1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리무진 뒷자리가 더 편하지만 F1에서 시스템과 위기관리라는 경영요소를 배울 수 있다’고 답했다”고 말한다. 고인은 경영진에게 “완벽함을 향한 끊임없는 탐색, 유연한 오퍼레이션, 최상급 팀워크를 F1에서 배워라”고 주문하곤 했다.

 F1은 스포츠라기보다 정밀과학에 가깝다. 0.001초를 따지는 경기다. 경주차 제작에는 첨단과학이 응용된다. 경량화와 에어로 다이내믹이 그것이다. 조직적인 시스템도 중요하다. 6명이 단 6초 만에 네 개의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 조 회장은 이런 F1의 장점을 기업문화에 적용하고자 했다. 그는 기회만 닿으면 F1 경기를 보러 갔다. 2005년 암 투병을 하던 중 병세가 호전되자 4월 말레이시아 경기를 참관했다. 경기 직전 선수 대기실을 찾아 24세로 선수 가운데 가장 어렸던 르노 팀의 페르난도 알론소에게 ‘오늘 경기는 당신의 경기’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알론소는 그날 우승했고 2005, 2006년 연이어 월드 챔피언십을 거머쥐었다. 2006년 11월 조 회장이 작고하자 르노 팀은 다음해 말레이시아 F1 대회에서 경주차에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Sooho Cho’를 새기고 레이스를 펼쳤다. 기업인 이름을 달고 경주를 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알론소는 올 영암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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