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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의 역전 우승, 역전 인생 … ‘슈퍼스타’ 허각 인터뷰




케이블TV 프로그램 ‘슈퍼스타K 2’에서 우승하며 인생 역전을 이뤄낸 허각씨. “결승 무대에서 최고점(99점)을 받은 게 더 기쁘다”고 했다. [김성룡 기자]

23일 새벽 감동적인 인생 역전 드라마를 일궈내며 슈퍼스타로 떠오른 허각(25)씨. 평범한 외모에 환풍기 수리, 막노동 등 굴곡진 인생을 노래 하나로 뚫어온 그의 우승에 전국이 출렁였다. 케이블 채널 엠넷(Mnet)과 KMTV가 동시 중계한 ‘슈퍼스타K 2’ 결승전은 합산 시청률 18.1%(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케이블 사상 최고 기록이다.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의 두 배가 넘는다. 일반인들도 130여 만 표의 문자투표를 보내며 ‘평범한 사람의 영웅 만들기’에 동참했다. 우승의 환희가 채 가시지 않은 이날 밤늦게,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허씨를 만났다.

 -우승 소감부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어디선가 힘이 몰린 것 같다. 사실 1등보다 (결승 상대) 존박을 이긴 게 기분 좋다. 예선 때 한번 진 걸 갚아줬으니까. 심사위원들(이승철·엄정화)의 99점에도 놀랐다. ‘감탄은 줘도 감동은 없다’고 승철형이 말한 적 있는데, 이번엔 (감동으로)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

 -문자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준결승 때부터 엄청나게 표가 왔더라. 그동안 차근차근 발전해온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단판 승부였다면 (외모 등에서) 불리했겠지만, 장기전이라서 내가 가진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점을 고치기보다 장점을 밀고 가라던 (이)하늘형의 충고가 힘이 됐다.”

 -정작 이하늘은 “어차피 존박이 우승하게 돼 있어” 하지 않았나.

 “하하. 존박이 워낙 위압감 있게 잘 했으니까. 다른 참가자들은 연주도 하고 춤도 추는데 나는 믿을 게 마이크 하나밖에 없었다. 하늘형한테 하고 싶은 말? (한대) 맞을 것 같아서 못 하겠다.”(웃음)

 -14살 때부터 노래했다. 학력은 중졸이고.

 “노래자랑 처음 나간 게 14살 때인데, 1등 했다. 노래가 좋아서 (고등)학교 다니기 싫었다. 아버지가 반대했지만, 17살 무렵부터 여기저기 쇼핑몰에 공연을 다녔다. 행사가 많을 땐 그걸로 먹고살 만했다. 아닐 땐 환풍기도 설치하고 공사판 막노동도 하고. 제대로 가수 꿈을 꾸기 시작한 건 19살쯤이다.”

 -공연으로 다져진 실력인가.

 “어렸을 때부터 ‘가요톱10’ 같은 거 즐겨봤으니 영재교육 받은 셈이다.(웃음) 한번은 인천 대회에서 우승하고 서울에 왕중왕전 왔다가, 깜짝 놀랐다. 세상에 고수들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그간 우물 안 개구리였다. 한 2년간 죽자고 노래 연습만 했다. 그때 노래방비 대줬던 동네 형에게 고마울 뿐이다.”

 -‘슈퍼스타K’ 우승이 어떤 의미인가.

 “나이도 먹고, 이제 노래를 포기해야 하나 할 때 나를 살려줬다.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에 우승 못 했어도 서른 넘어서도 계속 노래했을 것 같다.”

 -상금(2억원)으로 아버지·형과 살 집을 구하겠다고 했다.

 “벌써 상금과 승용차를 아버지께 일임했다. 남자 셋이 서로 무뚝뚝하게 살았는데, 이번을 기회로 화목해진 게 가장 기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승철형 조언처럼, 제대로 된 공연가수가 되고 싶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그를 마중 온 쌍둥이 형 허공씨가 인사를 했다. 형도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가 지역예선 2차에서 탈락했다고 한다. 허각씨가 익살스럽게 한마디 했다. “참, 제가 여기 출전하고 있을 동안 제가 뛰던 행사를 형이 가져갔대요. 어이가 없어서, 원.”

 세상의 기준으론 ‘88만원 세대’. 그러나 꾸밈 없는 도전정신은 ‘쾌속세대’ 그 자체였다. 

글=강혜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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