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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와 배우의 공통점이 뭘까 “온몸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거야”




20일 서울대 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수업에서 연극인 김소희(오른쪽)씨가 한가람고 학생들에게 하체에 체중을 실어 걷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게 맞아.” “아니라고.” “맞~아~요.” “아니라고요!!”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리더십센터의 한 강의실. 마주 보고 앉은 남녀 고교생 사이에 ‘맞다’ ‘아니다’ 논쟁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논쟁에는 아무런 주제도, 부연설명도 없었다. 학생들은 그저 ‘맞다’와 ‘아니다’ 라는 말을 여러 형태로 바꿔가며 상대방을 설득하려 애쓰고 있었다.

 말끝을 늘이거나 목소리를 키워보기도 하고, 상체를 기울여 얼굴을 가까이 한 상태에서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저 장난처럼 대하던 학생들의 얼굴엔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방을 맘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마저 보였다. 다른 학생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해졌다.

 자율고인 한가람고(서울목동)가 서울대 리더십센터에 의뢰해 9월에 처음 개설한 ‘고교생 리더십교육 프로그램’의 수업 장면이다. 대학과 고교가 의기투합해 고교생을 대상으로 정기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이날 수업은 ‘리더는 배우(徘優)다’라는 주제로 연극인 김소희(연희단 거리패 대표)씨가 진행했다. 그는 “알고 있는 것을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리더는 배우처럼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온몸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숨(호흡)’에 생각과 느낌을 실어 표현하는 방법, 하체에 체중을 실어 일어나고 걷는 법 등도 소개했다. “훌륭한 리더와 존경받는 배우는 공통점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수업은 매주 한 차례씩 진행된다. 수강생은 45명으로 자율고 지정 뒤 첫 입학생인 1년생 중 서류심사와 담임교사 추천, 토론대회 등을 거쳐 선발했다. 모든 강의 프로그램과 강사 선정은 서울대와 고교 측이 서로 협의해 결정했다. 한가람고 이옥식 교장은 “뛰어난 리더가 되기 위해선 일찌감치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서울대 측에 프로그램 개설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리더라고 하면 ‘남에게 과시하고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많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리더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업은 각계 저명 인사들이 진행하는 강의와 현장학습 등으로 구성된다. 박원순 변호사가 진행하는 ‘리더십은 봉사다’,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이 전하는 ‘청와대 이야기’도 있다.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 ‘바흐의 골든베르크 변주곡 감상’(최우정 서울대 작곡가 교수) 등의 교양수업도 진행된다.

 리더십센터 상임고문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리더는 내가 얻은 지식, 경험 등을 바탕으로 남을 돕는 봉사자”라며 “리더는 궁극적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야 하는 만큼 예술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은 내년부터 한가람고 신입생들의 멘토로 활동할 예정이다. 

글=박유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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