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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책꾸러기] 시를 배웠어요, 주먹밥 뭉쳐 먹으며





23일 오후 ‘안도현 시인과 함께하는 ‘냠냠’ 나도 요리사’ 행사가 열린 전남 목포시 상동 신용협동조합 3층 강당. 100여 명의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느긋하고 뿌듯한 표정이었다. 대부분 엄마와 함께 왔지만 모처럼 만에 아빠까지 나들이를 함께한 가족이 여럿이었다.

이들은 안도현(49)씨의 동시 강연을 듣고 안씨의 동시집 『냠냠』(비룡소)에 나오는 주먹밥도 만들었다. 1시간 30분이 후딱 지나갔다. 엄마 아빠와 웃고 떠들며 주먹밥을 만든 장난꾸러기들은 양껏 먹기까지 했다.

행사 마지막, 꼬마들이 안씨에게 질문을 하는 순서였다. “시의 주제는 어떻게 발견해요?” “아저씨는 어떻게 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시인 안도현씨는 강연을 끝낸 후 아이들 사이에 끼어서 직접 주먹밥을 만들었다. 소시지를 얹어 장식했다고 해서 ‘꽃피는 주먹밥’이다. [프리랜서 오종찬]



 아이들은 번쩍번쩍 손을 들고는 질문을 쏟아냈다. “제일 빨리 쓴 시는 얼마나 걸렸어요?” 안씨는 “좋은 질문”이라며 아이들을 칭찬했다. 어른들은 쉽게 생각 못하는 신선한 질문이었던 거다.

 안씨는 “지금까지 선생님이 1000편쯤 시를 썼는데 그 중 900편 정도는 50차례 이상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친 시”라고 답했다. 시는 결코 빨리 써지지도, 빨리 써서도 안 된다는 뜻이었다. 안씨는 즉석 동시 시론(詩論)을 이어갔다.

 “동시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이 쓴 동시를 많이 읽는 건 좋지만 쓸 때 남의 시를 흉내 내면 안 된다” “좋은 시를 쓰려면 쓰려는 물건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등등, 꼬마들의 눈높이에 맞춰 최대한 쉽게 시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눈빛을 반짝이며 열심히 듣는 아이도 있었지만 웃고 떠드는 아이도 더러 있었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아직 시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그래도 1시간 30분이 지나자 시와 더 친해진 것 같았다.

 이날 행사는 중앙일보가 동원그룹(회장 김재철)과 함께 2007년 시작한 ‘책꾸러기’ 독서 캠페인의 하나로 진행됐다.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1000 가정을 인터넷(www.iqeqcq.com)을 통해 선정해 매달 한 권씩 1년간 어린이책을 보내준다. 지난해부터는 동화책이나 동시집의 저자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책 내용에 맞는 놀이 체험도 해 보는 ‘와글와글 책꾸러기’ 행사를 열고 있다. 그 네 번째 자리였다. 『냠냠』이 음식을 소재로 한 동시집이다 보니 주먹밥을 만들었다.

 이날 행사는 훌륭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자 가족나들이였다. 주부 박지은(31)씨는 김예슬(2)·예진(4개월), 두 딸을 데리고 왔다. 박씨는 “목포에는 아무래도 문화 행사가 적다. 친구로부터 이런 행사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주 책꾸러기 회원에 서둘러 가입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서진유씨는 남편 최성일(39)씨, 우정(4)·우석(2) 두 아들과 함께 왔다. 온 가족이 나선 것이다. 서씨는 “만지고 느끼며 체험하는 가운데 시를 배운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지금까지 책꾸러기 캠페인의 혜택을 받은 가정은 4만5000 가정에 이른다.

목포=신준봉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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