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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경진대회에 도전한 일반고 학생들





“혼자보단 팀으로 준비… 아이디어 활성화에 달렸다”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창의력과 탐구·연구능력 등을 다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과학경진대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엔 세계대회에서도 한국학생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 특히 대회에 관한 정보와 지도교사·선배 등 주변의 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던 일반고 학생들의 도전이 눈에 띈다. 일반고 이공계 학생들의 국제과학경진대회 도전기를 들어봤다.



심사위원 지적 보완하며 논문 완성도 높여

“처음 대회를 준비하자고 마음 먹었던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 도움을 구할 곳이 없었거든요. 국내대회를 거치면서 자신감이 붙었죠.”



주계현(19·서울창덕여고 3년)양은 올해 5월 인텔국제과학경진대회(ISEF)에서 아시아 학생 중 유일하게 최고부문상과 최우수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친환경소재인 부들(수생식물의 일종)솜의 단열재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였다.



주양의 첫 도전은 지난 해 여름 서울시과학 전람회였다. 1년의 준비 끝에 부들솜에 관한 첫 연구결과를 내놨다. 부들의 탈취성을 이용한 벽지, 마스크 개발까지 이어졌다. 단열재 활용연구와 벽지는 특허도 받았다.



주양은 제대로 된 연구시설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난연성(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과 무해성은 간단한 실험으로 대체할 수 있었지만 열전도율만큼은 방법이 없었다. 그때부터 연구소 찾기가 시작됐다.“정보를 얻을 곳이 없으니 발로 뛸 수 밖에 없었죠. 무작정 전화부터 걸고 찾아갔어요.”건축물실험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 한국건축자재연구원을 찾았다. 학생이라고 무시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이 돌아왔다. 도리어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실험의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이런 과정에서 실험계획을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발로 뛰면서 실험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를 얻은 것이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50여 군데를 연락 한끝에 카이스트 열물성실험실을 찾아 열전도율 실험을 할 수 있었다.



후속 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중요했다.“대회를 거치면서 심사위원들의 지적을 꼼꼼히 메모했어요. 다음 대회를 준비해 연구의 보완점을 찾기 위해서였죠.” 주변의 도움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심사위원의지적이 가장 정확한 연구개선방향이 되겠다는 판단이었다. 한 번의 연구와 대회로 만족할만한 논문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속 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회 초반부터 미리 계획을 세워두지 않아 시행착오가 많았다. 처음엔 학교 수행평가 수준의 실험보고서였던 것이 점점 논문의 모양새를 갖춰갔다. 미국대회를 위해 난연성·무해성 실험도 전문 연구소를 찾아 새롭게 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죠. 좌충우돌했던 제 경험이 다음 연구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생각해요.”



마인드맵 그리며 응용…팀원 팀워크 유지가 중요



“혼자보다 팀으로 준비하면 서로의 약한 점을 보완할 수 있어서 부담이 훨씬 줄어요. 동아리 활동이 대표적이죠.”



박성환(20·한양대 기계공학부 1년)씨는 고 1때 세계로봇올림피아드에 출전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전자석(전기가 통하면 자석 성질을 띠는 물체)과 블루투스(무선전송기술)를 응용한 지뢰제거기를 제작해 ‘전쟁의 아픔’을 표현했다. 교과서에 나온 내용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학기술을 응용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창작부분 4위를 기록했다. 대구대건고 로봇동아리 1학년 동기 4명이 이룬 성과였다.



박씨는 “로봇경진대회 창작부분은 정밀한 로봇제작보다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대회를 준비하며 팀원 간 아이디어 활성화가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풍부한 의견교류가 창의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고민하다 팀의 장점도 살리고 회의도 활성화하기 위해 ‘마인드맵’을 응용해보기로 했어요.” 전쟁의 아픔이라는 대회 주제로부터 연상되는 소재들을 모두 적었다. 난상토론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팀원 간 의기 투합으로 이어졌다. 구체적인 소재들이 회의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서로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팀원 간 의견충돌을 조정하는 것도 중요했다. 로봇의 몸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갈렸다. 최대한 단순하게 가자는 의견과 정밀함을 살리자는 제안이 팽팽히 맞섰다. 모두 만들어보자는 결론이 내려졌다. 어설프게 의견을 조정해 불씨를 남기는 것보다는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결론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몇 개월 이상 함께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동아리팀은 팀워크가 무너지면 한 순간에 끝입니다. 서로 간의 신뢰가 쌓여야 아이디어도 풍부해집니다.”



국제대회를 생각한다면 기본적인 영어실력도 갖춰야 한다. 심사위원이 각 팀을 찾아 다니며 10여 분 정도의 발표를 듣고 추가질문을 한다. 기술적 정교함 보다는 창의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아이디어의 의도, 기획 등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된다.



팀장으로 발표를 맡았던 박씨도 영어실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예상질문을 뽑아 답변을 미리 마련했다. 박씨는 수백 번을 반복해 읽으면서 발표연습을 미리 했다. “실제 질문은 다른 것이었어요. 그래도 수백 번을 연습하니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죠. 결국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설명]주계현양이 부들솜을 물에 담가 배수성(물이 빠지는 성질) 간이실험을 하고 있다.



<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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