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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마을 운동 ⑨ 부모도 자격증이 필요하다




[중앙포토]







‘아이는 낳기만 하면 혼자서도 잘 자란다’는 옛말이 있다. 과거 부모들은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을 어렵게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과 출산을 자연스러운 인생의 통과의례로 인식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선택사항으로 여긴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준비되지 않은 임신과 출산, 부족한 양육지식으로 자녀를 방임하거나 학대하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전해진다. 중앙일보는 ‘세살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미래 국가 동량이 될 아이들의 태아부터 출산·육아·교육에 이르기까지 부모와 사회가 인지해야 할 보살핌의 지혜를 연재한다. 이번 주제는 ‘부모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로 정했다.

핵가족으로 부모 역할 학습기회 사라져

‘부모는 자녀에 대한 최초(最初)이자 최고(最高)의 교사다’ ‘그 부모에 그 자녀’ ‘자식은 부모의 거울’. 신생아가 태어나 성장하면서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말들이다. 성장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잠재 능력을 인정받는 아이들은 자아존중감은 물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사람으로 성장한다.

 반면 부모에게 습관적으로 무시당하거나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매사 부정적이고 대인관계도 문제가 많을 가능성이 크다. 즉 아이들이 생애 초기에 부모로부터 어떤 양육을 받았는지가 건강한 성인이 되는 ‘열쇠’다.

 하지만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부모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어떤 태도로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적고 배울 기회도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가족의 일원으로 부모나 형제가 함께 생활하면서 부모 역할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하지만 핵가족인 현대사회에선 불가능하다. 닮고 싶고, 모방할 부모의 역할모델을 찾기 힘든 것이다.

 결국 새내기 부모들은 본인의 아동기 경험을 회상하거나 자신의 부모 양육방식을 답습하며 간접경험으로 자녀를 키운다. 이때 초보 부모가 바람직한 부모 역할을 보여준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면 자신도 좋은 부모가 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에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잘못된 부모의 양육태도를 모방하기 십상이다.

 전통적으로 부모교육이나 가족발달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부모기(parenthood)’가 임신을 전후해 시작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그러나 부모 역할을 기대하고, 계획하고, 준비하는 포괄적인 개념의 ‘부모됨’은 임신과 출산보다 훨씬 이전인 부모로서의 ‘자아상(self image)’이 형성되는 시기부터 시작된다.

 발달심리학자인 래빈에 따르면 부모가 되고자 하는 동기는 자녀를 갖기 이전에 이미 형성된다. 이때 형성한 태도는 자녀 출산 후 부모 역할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많은 학자는 청년기에 가지는 부모됨의 의미와 동기는 이후 자녀 출산 및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부모가 된 이후의 부모 교육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되기 전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발달은 이미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며 급속히 진행한다. 최근에는 뇌 발달까지도 대부분 영아기에 이뤄지고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예비 엄마·아빠가 ‘좋은 부모’가 되려면

● 부모가 되기 위해 몸과 마음을 소중히 한다

● 인간 성장발달의 과정과 각 시기의 특성을 이해한다

●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한다

● 자녀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고 의사소통 방법을 익힌다

● 자녀의 잠재 가능성을 개발하고 지원한다

● 부모가 될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자료: 경원대 유아교육과



선진국선 예비부모교육 프로그램 활발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선 부모가 되기 전 예비부모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부모교육도 활발하다.

 일본에선 각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자녀양육지원센터 또는 학교에서 임신과 출산을 배우고 간접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참여한 남녀 학생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느낀다. 임신부의 체험을 통해 부모에게 감사하고 미래 부모가 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미국과 프랑스에서도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임신과 출산, 양육과 관련된 교육·정보·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경원대 세살마을에서도 남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내일 엄마, 내일 아빠’를 선발해 탄생축하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탄생축하단으로서 활동하기 전에 예비부모교육을 받는다. 이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교육이 끝난 후 작성한 학생들의 후기에서 그들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학생들은 예비부모교육을 통해 부모 역할이 교육 없이 그냥 터득할 수 없고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부모가 되기 이전부터 ‘부모됨에 대한 준비’를 중시했다. 송시열은 ‘계녀서(戒女書)’에서 어머니 뱃속의 10개월이 태어난 후의 10년 가르침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주당 이씨는 ‘태교신기(胎敎新記)’에서 ‘스승이 10년을 가르쳐도 어미가 열 달 뱃속에서 잘 가르침만 못하며, 어미가 뱃속에서 열 달을 가르침이 아비가 하룻밤 부부교합을 할 때 마음가짐만 못하니라’고 적었다.

 좋은 부모란 노력 없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나 자전거 운전을 위해서도 면허증이나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물며 철저한 준비와 노력 없이 한 인간의 성장과 발달을 좌우하는 부모가 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정미라 경원대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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