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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이창호 - 창하오 이야기

<본선 32강전>
○·이창호 9단 ●·창하오 9단





제2보(21~33)=이창호 9단에게서 ‘유구한 강물’의 이미지를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그 무렵 창하오 9단은 준마처럼 솟구쳐 올랐으나 이창호의 강을 넘는 데는 번번이 실패했다. 깊이를 측량할 길이 없던 ‘이창호’라는 강은 참 신비로웠다. 준마는 고개를 들고 슬피 울더니 멀리 사라졌다. 하지만 바닥까지 추락했던 창하오는 어느 날 다시 일어섰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중국 최고의 준마가 돼 돌아온 창하오가 드디어 이창호의 강을 넘었다. 이창호는 박수를 보냈다. 숙적이었던 두 사람은 반갑게 술잔을 나눴고 친구가 됐다. 좋은 이야기다. 사람들은 먼 훗날 이 스토리를 바둑계의 전설로 얘기할 것이다.

 21로 육박해 25까지 됐을 때 정석은 ‘참고도’ 백1로 빠지는 것이다. A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지키는 수다. 그러나 이창호는 26으로 나갔다. 실리보다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어 전투에 대비하는 모습이 분명 예전과는 달라 보인다. 27을 낮게 두느냐, 실전처럼 4선으로 높게 두느냐는 전투냐, 평화냐 만큼이나 중요하다. 낮게 두면 백은 상변을 키우는 쪽에 주력한다. 높게 두면 실전처럼(28) 쳐들어간다. 창하오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 9단은 27을 예상하고 26으로 머리부터 내민 것인지 모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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