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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운동해도 무릎인대 다칠 위험 18배 … 여자 몸 얼마나 아세요?




남성 중심으로 만들어진 의학교과서가 여성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잘못 내려진 진단 때문에 여성 질환이 방치되기도 한다. [중앙포토]

현재까지 모든 의학 교과서는 ‘70㎏인 남성’에 맞춰 기술돼 왔다. 약 봉지에 적힌 ‘성인 하루 1회, 1알’이라는 문구도 남성에 맞춰 기술된 것이다. 가벼운 기침에서부터 심장병까지, 지금도 세계의 의사들은 인구의 절반인 여성에게 ‘남성용 처방’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발이 작은 여성에게 남성용 구두를 신고 뛰어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금성에서 온 남성, 화성에서 온 여성’처럼 여성의 몸은 세포 하나에서부터 장기의 움직임과 대사 양상까지 남성과 엄연히 다르다. 같은 질병처럼 보이지만 증상도 다르고, 처방도 다르게 해야 한다.

이화여대 의대 성인지의학연구센터의 자료를 바탕으로 남성과 다른 여성 질환과 증상의 차이점을 알아본다.

위식도역류, 여성은 내시경으론 발견 못해

위식도역류질환은 여성은 남성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여성은 식도 점막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단백질을 남성보다 많이 생성한다. 위산이 역류하면 따가운 느낌만 들 뿐 식도 점막에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현재 소화기내과에서 위식도역류 진단은 식도 내시경을 통한 점막의 상처 유무가 1차 기준이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정혜경 교수는 “위식도역류 증상으로 병원을 아무리 찾아다녀도 남성 기준으로 병을 진단하기 때문에 신경성이라고 돌려보내는 환자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여성의 위식도역류는 24시간 산도검사를 해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월경 중에는 소화효소 작용을 도와주는 침 속 칼륨 농도가 낮아지고, 칼슘과 나트륨 농도가 높아져 소화불량 횟수가 많아진다. 더불어 침에 포도당 농도가 3~9배 더 높아져 세균이 활성화된다. 잇몸 염증이나 치아 부식이 일어나기 쉽고 구취도 잘 생긴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생리기간 중 치아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심장병 증상도 심장통증보다 소화불량

여성 심장병 환자는 심장 근육이 단단하게 굳어가는 경향을 보이지만 남성은 심장 근육이 느슨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여성은 심실 크기는 변하지 않으면서 심실 벽 두께만 두꺼워지고, 남성은 심실 크기도 커지면서 심실 벽 두께가 증가한다.

 증상도 다르다. 남성은 심장질환이 있으면 가슴이 조이는 듯한 전형적인 통증이 나타나지만 여성은 가슴 답답함·소화불량 등으로 나타나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심장 근육 형성에 관여하는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여성, 언어장애 더 심해

2000년 미국 브라운의과대 오트 교수팀이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녀를 대상으로 단일광자방출전산화단층촬영(SPECT)을 해 뇌 혈류를 비교했다. 그 결과, 남성은 좌뇌·우뇌 모두 혈액의 흐름이 둔화돼 있었지만 여성은 왼편 혈류만 둔화돼 있었다. 연구팀은 인지능력의 저하를 나타낸다는 점은 남성과 여성이 같지만 추가 증상으로 남성은 난폭한 성격을, 여성은 우울하고 불안한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또 언어 장애와 기억력 저하 정도도 여성이 훨씬 더 많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뇌에서 받아들이는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분포가 달라 다른 증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같은 알츠하이머라도 남성과 여성은 다른 재활 치료를 해야 하며, 때에 따라 여성호르몬 처방이 여성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뇌졸중 인한 자살률, 남성의 2배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도 여성이 더 높다. 2001년 미국에서 3만7000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뇌졸중에 걸린 남성 사망률은 14%, 여성은 25%였다. 뇌졸중으로 인한 예후도 여성이 더 나빴다. 여성은 남성 뇌졸중 환자보다 지적 능력 저하가 컸고, 자살률은 2배였다. 여성호르몬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작용이 있는데, 남성보다 여성이 에스트로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에스트로겐 분비를 늘리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이 뇌졸중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에스트로겐이 관절 느슨하게 만들어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여성은 무릎 부상 위험이 2~8배 높다(뉴욕 특수 수술병원 앨리슨 토스·프랭크 코다스코 박사팀 논문). 특히 앞 십자인대가 다칠 위험은 남성의 18배였다. 여성은 골반이 넓고, 앞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어 뛰다가 착지해 몸 균형을 잡을 때 무릎이 펴지는 정도가 남성보다 크다. 또 여성 고관절은 남성보다 느슨하게 형성돼 있다. 연구팀은 여성의 에스트로겐 분비가 관절과 힘줄 지지 정도를 느슨하게 해 부상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 뼈 속 칼슘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신장 기능도 여성이 남성보다 낮다.

폐 크기 작고 폐암 진단도 어려워

여성의 폐는 신체 크기 차이를 고려해 비율을 보정해도 남성 폐보다 훨씬 작고 기능도 떨어진다. 남녀가 똑같이 흡연하면 암 발생 위험은 여성이 3배 더 높다. 또 남성 폐암은 폐 중앙부 큰 기도에 주로 나타나지만 여성은 폐 주변부에 나타나 암 진단 시기가 대체로 늦다. 천식도 여성은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 특징이 있다. 남성처럼 급격히 나빠져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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