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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윤증현 리더십 “이제 환율 논쟁 종식될 것”





지구 한 바퀴 돌며 친밀감 쌓아
“뜨거운 가슴차가운 머리로 설득
폭풍 헤치고 안전지대 온 느낌”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22일 오후 리셉션장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한국의 아이디어와 미국의 의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내고 폐막한 경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의 동력원은 이렇게 압축된다.



의장국인 한국은 장소 제공과 회의 주재라는 형식을 넘어 환율 갈등을 풀 실마리를 제공하는 ‘지적 리더십’을 선보였다. 수퍼 파워 미국은 제안의 타당성이 인정되자 한발 먼저 치고 나가는 기민함과 추진력을 과시했다.



회의 종료 후, 차례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두 나라의 재무장관들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윤증현 장관은 “환율 논쟁은 종식될 것”이라고 했고,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은 “실용적인 해결책이 나왔다”고 말했다.





‘회의는 춤춘다. 그러나 진전되는 건 없다’.



 나폴레옹 전쟁 직후인 1814년, 오스트리아 빈 회의에서 처음 나온 이 말은 실속 없고 결론 없는 회의를 묘사할 때 자주 사용돼 왔다. 많은 사람이 지난주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그렇게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외의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국내외로부터 받고 있다. 몇 달간의 막후 접촉으로 빚어낸 대본이 있었다지만, 이를 훌륭히 연기해 낸 주인공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얘기다.



 미·중의 환율 공방이 논쟁을 넘어 전쟁으로 치닫는 돌발변수로 불거진 직후부터 청와대와 G20 준비위는 타개책으로 경상수지 목표제를 다듬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윤 장관은 지난달 러시아· 독일·프랑스·브라질·미국 등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사전 정지작업을 벌였다. 순방을 하면서 상대국과 한국의 연을 부각시키며 친밀도를 쌓아갔다.



 이달 들어 비관론이 불거졌으나 윤 장관은 “위기가 한국의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라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참여국에 ‘환율 전쟁은 곧 공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고 수 차례 밝혔다. 국정감사에서도 “이번 경주 회의 땐 프레임워크 세션에서 글로벌 불균형 의제가 논의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환율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며 “우리는 의장국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경주에도 회의 개막 전날에 도착해 미국·캐나다·프랑스 등과 사전 양자협의를 진행했다. 그가 택한 전술은 회의 초반부터 웃음을 줄이고 ‘엄숙 모드’로 나선 것이었다. 회의의 긴장감과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윤 장관은 수시로 G20 재무장관 회의의 역사적 의의를 상기시키면서 반드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 등 민감한 사안이 거론될 때마다 각국 장관들은 “그건 윤 의장의 위임사항(Yoon’s mandate)”이라며 존중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여기엔 각국을 순방하며 쌓은 친밀감 덕을 톡톡히 봤다는 후문이다.



 윤 장관은 24일 열린 ‘한·호 경제인 대화’에서 “G20 의장국으로서 폭풍을 헤치고 안전한 쉼터에 와 있는 기분이다”라며 “회의 결과가 나왔을 때는 굉장히 기쁜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일문일답.



 -의장국으로서 어떤 노력이 있었나.



 “우리는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의장국 역할을 수행했다. 최대한의 지혜를 발휘해 상대방을 설득하고, 따뜻한 가슴으로 중요한 국가를 순방해 설득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이 어우러져서 큰 역사의 도약을 이뤄낸 것 같다.”



 -합의문 채택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협의 과정에서 IMF 쿼터와 지배구조 개혁이 제일 어려웠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상충돼 합의를 도출하는 데 상당히 힘든 과정을 겪었다. 다음은 환율 논쟁과 글로벌 불균형 치유였다. 경상수지 적자국과 흑자국의 관계에서 글로벌 불균형을 어떻게 치유할 것이냐는 문제가 어려운 이슈였다.”



 -환율 문제와 관련해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시장지향적’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시장결정적’으로 바뀌었다.



 “차이라면 환율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는 뜻이다.”



 -회의는 성공적인가.



 “성공적으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는 그동안 환율 논쟁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제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환율 논쟁은 이걸로 종식될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와 관련한 구속성이나 구체적 수치가 서울 정상회의에서 나올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예시적인 기준’을 중심으로 지켜봐 달라. 국제공조 하에서 이뤄진 합의는 앞으로 지켜져야 할 것이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이를 포함한 보다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허귀식·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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