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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최원일 함장 기소 대상 아니다

북한 어뢰 공격으로 폭침(爆沈)한 천안함의 함장 최원일 중령에 대한 군법회의 회부 여부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군 검찰이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국회의원들이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최 중령은 천안함 사건 뒤 실시된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형사 처벌 대상자로 지목된 12명이나 징계 대상자 25명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군법회의에 회부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모든 사건 관련자에 대해 처벌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군 당국은 46명의 해군 장병이 순직한 큰 사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경우 생길 비난 여론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천안함 사건 당시 작전 계통에 있던 관계자들에 대해 형사 처벌 여부를 검토해 왔고 최 중령을 포함해 당시 2함대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 4명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는 군 당국이 책임 소재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 책임이 있는데도 불문에 부쳐져서도 안 되지만 여론에 흔들려 책임 범위와 상관없이 처벌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특히 최 함장을 기소하는 문제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칫 사건 처리가 잘못될 경우 군의 사기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검찰은 최 함장을 근무태만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천안함을 시속 6노트의 저속으로 운항함으로써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로 전해진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군함이 어뢰 공격을 받아 폭침한 사건이다. 특히 전시(戰時)가 아닌 평시(平時)에 발생했다. 사건 발생 지역도 낮은 수심과 빠른 조류로 인해 북한 잠수정이 침투하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돼 있던 곳이었다. 사건 당일 북한 해군의 잠수정과 모선이 항구에서 사라졌다는 정보가 전파됐지만 상급부대는 단순한 훈련 상황일 것으로 판단했고 특별 대응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더해 천안함의 대잠(對潛) 탐지 기능은 극히 제한돼 있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을 사전에 감지하거나 차단·회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처럼 모든 조건이 어뢰 공격을 피할 수 없게 돼 있는 상황에서 천안함이 폭침된 것이다. 그런데도 함장에 대해 책임을 물어 형사 처벌한다면 누가 봐도 공정한 처사로 보기 어렵다.



 최 함장은 사건 직후 황망(慌忙)한 상황 속에서도 생존 승조원 구조에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7명의 승조원이 모두 구출되고 동강난 천안함 선수(船首)가 침몰되기 직전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 있었고 심지어는 침몰하는 배와 함께 전사하겠다는 생각마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려는 자세가 몸에 밴 전형적 모습이다. 천안함 사건 뒤 벌어진 군 당국의 대처에는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 점이 사건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한 최전방 지휘관에 대한 단죄(斷罪) 이유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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