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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노트] 2% 밖에 못 보여준 한국 첫 3D ‘나탈리’

리안 감독의 2008년작 ‘색, 계’는 주연배우 량차오웨이와 탕웨이가 벌이는, 곡예를 방불케 하는 격렬한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관객 입장에서 “‘색, 계’를 뛰어넘는 격정적 정사 장면”이라는 홍보문구를 보고 혹하지 않기란 쉽지 않을 터. 게다가 3D입체로 찍었다면? 28일 개봉하는 성인에로물 ‘나탈리’ 얘기다. ‘동승’(2002)의 주경중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국내 처음 시도되는 3D 장편영화다. 공개 전부터 “정사 장면에서 벗은 몸의 입체효과가 특히 두드러진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관심을 끌었다.



 불행히도 ‘나탈리’는 기술과 스토리가 서로를 배반했을 때 어떤 비극을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듯하다. 정사 장면이 격정적이긴 하다. ‘격정’의 정의가 신체 주요 부위가 신음소리까지 곁들여져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걸 뜻한다면 말이다. 타이틀이 올라가기 전까지 3분 여 이어지는 조각가 준혁(이성재)과 제자 미란(박현진)의 베드신이 대표적이다. 입체효과가 곁들여지면서 ‘3D 에로’라는 새로운 영역이 개척되는가 싶은 기대감을 잠깐 주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나탈리’는 3D 기술을 시험해보기 위한 시제품 같다. 작품적 성취가 현저히 떨어진다. “세상은 이미 다부다처제로 가고 있다”는 준혁, 준혁에게 사인을 부탁하며 “‘널 갖고 싶어’라고 써달라”는 미란의 시대착오적이거나 내용 전개상 뜬금없는 대사는 몰입을 방해한다.



 지금 충무로에선 3D가 화두다. 윤제균 감독의 ‘7광구’, 곽경택 감독의 ‘아름다운 우리’ 등 기획 중인 작품만 대여섯 편으로 알려져 있다. 올 초 1000만 관객 신화를 썼던 ‘아바타’가 발화점이었다. 3D영화는 2D영화보다 입장료가 1.5∼2배 비싸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아바타’에 한참 못 미치는 기술력은 향후 해결한다 치더라도, ‘나탈리’처럼 스토리마저 부실하다면 3D한국영화의 앞길은 험난해 보인다. 3D는 영화의 도구이지,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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