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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고 생각하면 … 음악인은 정치 이슈에도 개입해야”





이스라엘 필 지휘자 주빈 메타 전화 인터뷰



인도 출신의 주빈 메타는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지휘자다. “나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이 하는 말에 모두 신경을 쓸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크레디아 제공]







지휘자 주빈 메타(74)는 음악을 평화의 동의어로 여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무대를 꾸며왔다. 일례로 그는 7월 이스라엘 스데롯에서 ‘길라드 샬리트 석방을 위한 무료 음악회’를 열었다. 2006년 팔레스타인에 억류된 이스라엘 군인의 석방을 요구하며 베르디·모차르트·베토벤을 연주했다. 전쟁에 반대하는 음악의 메시지를 전했다.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의 전화를 받은 메타는 “오늘 아주 중요한 연주가 있어 마음이 바쁘다. 본론부터 시작하자”며 인사말을 생략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연주자들을 한 무대에 세우는 공연이었다. 메타는 이날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이스라엘 필)을 지휘하며 아랍계 독주자와 협연했다.



 ◆음악에 메시지를 심다=“음악가는 음악의 힘을 믿고, 사용해야 한다.” 그의 공연이 국제정치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은 아닌지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옳다고 생각한다면, 정치적 이슈에도 음악인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 확고한 어조였다.



 그는 94년에는 사라예보 내전에 대해 음악으로 발언했다. 폐허가 됐던 사라예보 국립 도서관을 무대 삼고, 사라예보 심포니 오케스트라·합창단과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연주했다. 이 장면은 전세계로 생중계됐다. 91년 걸프전이 지속되는 중에도 이스라엘 필과 함께 포화 속 공연을 열었다. “어떤 사람들은 단지 모차르트를 기술적으로 잘 연주하고, 베토벤의 선율을 잘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들이 음악의 힘을 낭비하고 있다.”



 젊은 시절 메타는 LA·뉴욕 필하모닉 등 쟁쟁한 교향악단에서 상임으로 머물렀다. 빈·뮌헨·플로렌스 등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들과의 연주가 경력을 빛낸다.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 필하모닉을 두고 “나에게 가장 특별한 오케스트라”라고 말했다. 독일에서 추방된 유태인 연주자들이 모여 1930년대에 만든 교향악단이다.



 ◆메타의 동행자=메타는 유태인이 아니다. 인도에서 태어난 ‘파르시(Parsi)’, 즉 조로아스터교의 후손이다. 메타는 “이스라엘 필을 내 인생의 오케스트라로 꼽는 것은 60년대부터 맺어온 인연 때문”이라고 말했다. 68년 이 오케스트라를 처음 지휘하고 77년부터 음악감독을 맡았던 메타는 “나는 이들과 함께 성장했다”고 털어놓았다.



 “90년에는 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닉과 이 오케스트라를 합쳐서 공연했고, 러시아에서도 연주했다. 우리의 연주가 국제사회에서 화제가 되는 게 목표였고, 또 실제로 성공했다.” 메타가 자신의 신념대로 음악으로 발언할 수 있게 해준 교향악단이 이스라엘 필인 셈이다.



 메타 특유의 활발하고 시원시원한 스타일은 이 오케스트라의 신념 어린 행보에 폭발력을 더했다. 그는 “이스라엘 필의 젊은 연주자들은 소그룹으로 모여 실내악 연주를 자주 연다. 이 훈련 덕에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연주할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는 다음 달 내한 공연에서 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1번,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을,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음반으로만 들었던 백건우의 유려한 라흐마니노프 연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와 이스라엘 필의 동반 내한은 13년 만이고, 메타와 백건우씨의 만남은 처음이다. 그가 고단한 한반도에 빚어낼 평화의 선율은 어떤 빛일까.



김호정 기자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1월 13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1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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