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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3년 … 세월 속에 더 깊어진 변진섭표 발라드





가슴 울리는 눅눅한 음색
3년 만에 새 앨범 선보여



변진섭은 자신을 “한때 아이돌(Idol)”이라고 불렀다. “모든 세대가 골고루 대중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무대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스카엔터테인먼트 제공]



“제발 1등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 가수, 어쩌려고 이런 말을? 그리고 덧붙이는 한마디. “1등이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쯤 되면 ‘백만 안티’가 들썩일 발언이다.



 하지만 발끈하진 말자. 그의 이름 석자부터 적어둔다. 변.진.섭. 그래, 1980년대가 문을 닫을 무렵 온 나라를 ‘감성 발라드’로 물들였던 그 이름이다. ‘원조’ 가요 순위 프로그램인 ‘가요 톱10’에서 16주 연속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던 그다. 그러니 알겠다, 다음과 같은 그의 항변을.



 “데뷔하자마자 100만장 이상 앨범을 팔면서 가수로선 정말 최고의 자리까지 가봤죠. 그땐 하도 스케줄이 많아서 1등이고 뭐고 무조건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까요. 지나고 보니 그런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모든 게 꿈처럼 여겨졌지만….”



 사실 대중의 인기란 게 한낱 꿈처럼 후다닥 사라진다는 건 대다수 스타들이 경험하는 바다. 그러나 가요계의 맨 꼭대기에 올랐던 그의 이력은 훗날 자신의 음악적 자산을 불리는 데 탄탄한 기초가 됐다. 어느새 데뷔 23년차 중견 가수가 됐지만, 가슴 적시는 발라드 감성만큼은 지켜내고 있다.



 때마침 그의 미니앨범 ‘눈물이 쓰다’가 발매됐다. 정규 11집 앨범 이후 3년 만이다. 변진섭 특유의 호소력 짙은 발라드 다섯 곡이 실렸는데, 작업하는 데만 2년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데뷔 초기에 히트곡이 우루루 쏟아질 때를 기억하는 팬들이 ‘변진섭 앨범은 모든 곡이 다 좋다’는 믿음을 갖고 있더라고요. 그 기대감을 지켜줄 의무감 같은 게 있어서 앨범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이번 앨범도 그랬다. 발매된 음반엔 다섯 곡이 실렸지만, 실제론 스무 곡 넘게 작업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스무 곡 가운데 고르고 또 고른 ‘액기스’를 모은 셈이다. 그는 “때가 됐으니까 앨범을 내는 게 아니라 좋은 음악이 완성됐기 때문에 앨범을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번 신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특히 타이틀곡 ‘눈물이 쓰다’는 슬픈 노랫말 위에 올라탄 그의 눅눅한 음색이 인상적이다. 마치 노래 전체가 울고 있는 느낌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가사를 변진섭 특유의 미성(美聲)으로 듣다 보면 가슴 한 구석에서 울컥 하고 무언가 쏟아질 것 같다. ‘술이 참 우습다/왜 제멋대로 잊었던 그녀를 데려와/맘 아프게 하고 보고 싶게 하고/눈물이 쓰다….’



 “발라드는 세월이 많이 묻어 있을수록 감동도 커지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목소리의 풋풋함은 사라졌지만 감성은 훨씬 더 깊어졌죠.”



 그는 “팬 서비스 하는 마음으로 앨범을 낸다”고 했다. 기울 대로 기울어진 음반 시장에 대한 탄식이었다. 그러나 그는 “시장이 어떻다 해도 꾸준히 좋은 앨범을 내는 것으로 ‘노래 잘 하는 가수 변진섭’이란 자존심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다.



 올해로 마흔넷.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를 노래하던 ‘수퍼스타’ 변진섭의 자리는 영영 되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 대중음악사는 우리 발라드 역사에서 그의 이름을 가장 큰 글씨로 적는 일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1등 가수’란 명찰을 진즉 떼어버린 그는 ‘노래 잘 하는 가수’란 명찰을 달고 뚜벅뚜벅 음악인의 길을 걷고 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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