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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나들이 2 │ 북한산

섬 같은 산이 있다. 산 하나를 가운데 두고 2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살고 있다. 도심 속 동산이라면 모르겠는데, 그 산은 엄연한 국립공원이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그 산이 한 나라의 수도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찌 보면 수수께끼 같다. 수수께끼라면 정답이 있을 터. 정답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북한산이다.



훌쩍 다녀올 수 있는 서울의 뒷산 … 기네스북에도 올랐답니다

북한산은 의외로 국립공원이다. 1983년 15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법대로 하면 국립공원인데, 우리에게 북한산은 동네 뒷산이다. 법대로 하면 북한산은 지리산과 동등한 보호를 받는 천하 절경이지만 우리에게 북한산은 이냥저냥 만만한 나들이 장소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일 수 있다. 북한산이 워낙 가까이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도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수도에 위치한 국립공원은 전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하여 북한산은 숱한 시비와 오해에 시달린다. 국민은 왜 동네 뒷산을 마음껏 다닐 수 없느냐 따지고, 나라는 국립공원을 훼손하는 국민이 원망스럽다.



week& 집중기획 ‘자연나들이’ 두 번째 순서로 북한산을 정한 건, 이 복잡한 시비와 오해 때문이다. 생태관광은, 보존과 개발 사이의 아슬아슬한 균형 잡기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북한산은 서울 뒷산이기 전에 우리나라에 20개 밖에 없는 국립공원이다. 노적봉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저 남자.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부러울 게 없는 남자다.













남산에서 바라본 북한산 자락. 수도 서울을 감싸안고 있다.



숫자로 보는 북한산 (전국 20개 국립공원 중)



● 규모 | 17위

● 탐방로 길이(갯수) | 1위164㎞(75개)

● 샛길 길이(갯수) | 1위 221㎞(366개)

● 연간 탐방객(단위 면적 당 탐방객 세계기록) | 1위1000만 명



# 1년 1000만 명 찾아 … 최고 인기 들머리는 도봉지구



북한산 국립공원이 보유한 세계 기록이 있다.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1994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북한산엔 해마다 1000만 명 가까운 사람이 몰려든다. 이것도 많이 줄여서 부른 숫자란다. 하여 북한산은 전국 국립공원 20개 중에서 탐방객 숫자로 단연 1위다. 그 좋다는 한라산도 지난해 처음으로 탐방객 100만 명을 돌파했으니 국내에선 아예 적수가 없다.









우이령길에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구간이 있다.



하나 북한산은 전국 국립공원 중에서 규모로 17번째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합쳐 이 정도다. 덩치는 작고 사람은 많아 북한산은 길도 많다. 탐방로 숫자도 75개로 1위고, 탐방로 길이도 164㎞로 1위다. 문제는 샛길이다. 샛길은 정규 탐방로가 아니라 주민이 저 마음대로 다니는 길로, 국립공원에서 정규 탐방로가 아닌 지역에 들어가면 불법이다. 북한산은 샛길 개수도 366개로 1위고, 샛길 길이도 약 221㎞로 1위다. 북한산엔 정규 탐방로보다 샛길이 훨씬 더 많고, 훨씬 더 길다. 모두 사람 때문이다. 하여 북한산 국립공원은 쓰레기 처리량도 전국 국립공원에서 1위고, 직원 숫자는 지리산 다음으로 2위다.



 북한산엔 모두 8개 분소가 있다. 지구마다 분소가 차려져 있는데, 분소별 탐방객 수를 보면 인기 탐방로를 알 수 있다. 1위는 지난해 약 270만 명을 기록한 도봉지구다. 도봉계곡을 따라 들어가 신선대·선인봉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약 4시간 산행 코스다. 2위는 약 135만 명을 기록한 북한산성 지구고, 3위는 약 127만 명의 구기 지구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나눠서 보면 북한산 쪽이 전체 탐방객의 56%를 차지해 앞서지만, 산행 루트로 보면 도봉계곡 쪽이 1위다.



# 둘레길, 이주 사업, 늘어난 야생 동식물 … 북한산은 변신 중









북한산 자락에도 단풍이 내려오고 있다. 우이령길에서.



“20년 전만 해도 멀리서 북한산을 바라보면 뿌연 연기로 덮여 있었어요. 계곡마다 고기 구워 먹으니 그 연기가 산을 덮어 버린 거죠.”



 북한산 국립공원 이진범 탐방시설과장의 회고다. 하나 지금은 계곡마다 천막 치고 장사하던 집을 찾아보기 힘들다. 계곡에 발 담그고 닭다리 뜯으며 고스톱 치던 풍경은 이제 먼 옛일이 됐다. 북한산 국립공원이 10년째 벌이는 이주정비 사업의 결과다. 유난히 계곡 장사치가 많았던 북한산성 계곡은 올해 안에 이주사업이 끝난다. 북한산성 계곡 2㎞를 빼곡히 채웠던 천막 행렬은 해마다 5만2000t의 하수를 쏟아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주사업이 시작되는 송추계곡만 정비되면 북한산 안에서 행락지 풍경은 완전히 사라진다. 북한산도 어엿한 국립공원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북한산 생태계도 많이 나아졌다. 최근 들어 야생동물 출몰 신고가 부쩍 늘어난 게 그 증거다. 특히 멧돼지는 골칫거리다. 몇 해 전만 해도 종종 보였던 멧돼지가 이젠 국립공원 아래 아파트 단지에서도 수시로 출몰한다. 방학동에서 유난히 자주 목격된다. 지난달엔 뱀 때문에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북한산엔 맹꽁이·올빼미 등 멸종위기동물 5종 등 모두 1411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달 북한산 둘레길 1단계 구간이 개방됐다. 북한산 둘레를 따라 탐방로를 조성해 북한산과 도봉산을 가르는 경계인 우이령길까지 44㎞ 탐방로가 조성됐다. 내년에 시작되는 도봉산 북쪽 지역 둘레길 사업이 끝나면 북한산을 크게 한 바퀴 도는 63.2㎞의 둘레길이 완성된다.



 북한산엔 길도 많은데 둘레길을 왜 또 냈을까. 여기엔 나름의 전략이 숨어있다. 우선 둘레길엔, 정상정복 산행 문화를 완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산에 가면 일단 정상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산 지대 훼손이 심하다. 그 발길을 산 아래 자락으로 끌어 내리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둘레길이 샛길 통행을 줄일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샛길 대부분은 산 아래 마을과 마을을 잇는다. 그 샛길보다 더 튼실한 길인 둘레길을 놨으니 샛길로 인한 마구잡이 훼손을 피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다. 북한산 둘레길은 개방 이후 주말마다 약 5만 명이 다녀갔다.




# 북한산에 들기 전에 알아야 할 것 … 샛길 산행, 야간 산행 불법입니다











● 예습 북한산 국립공원 홈페이지(bukhan.knps.or.kr)에 들어가면 온갖 정보가 다 들어 있다. 특히 추천하는 건 수십 가지 종류의 탐방 프로그램이다. 워낙 탐방객이 많다 보니 탐방 안내 프로그램도 많다. 들꽃 이야기, 북한산 뒤뜰 야영 등 의외로 알찬 프로그램이 많다.



● 둘레길 우이령길 6.8㎞ 구간을 제외하곤 예약 없이 다닐 수 있다. 우이령길은 홈페이지에서 꼭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외국인만 전화로 예약이 가능하다. 하루에 1000명(교현 출발 500명, 우이동 출발 500명)만 탐방이 가능하다. 우이령길 구간 안에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출입이 허용된다. 구간 대부분이 마사토로 덮여 있어 맨발로 걸을 수 있다. 우이탐방지원센터 02-998-8365, 교현탐방지원센터 031-855-6559, 둘레길홍보관 02-900-8085.



● 이색 명소 북한산도봉사무소로 가려면 전철 1호선 망월사역에서 내려야 한다. 역 바로 앞에 엄홍길 기념관이 있다. 옛 동사무소 건물을 개조한 공간으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 산악인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엄대장이 어렸을 때 엄 대장 부모가 도봉산 자락 원도봉계곡에서 매점을했었다. 입장료 없음.



● 주의사항 명심하자. 북한산은 국립공원이다. 하여 북한산에선 정규 탐방로를 벗어나도, 들꽃을 꺾거나 도토리를 주워도, 해가 진 다음 다녀도 불법이다. 불법 산행은 과태료 50만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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