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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IT인프라 활용해 ‘기러기 생활’ 청산하자









기러기 아빠가 외로움에 자살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유학을 다녀오면 글로벌 인재가 못 돼도 최소한 영어는 제대로 배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필자는 개인적인 경험으로 그런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 영어 학습만을 목적으로 한 자녀의 조기 유학에는 부정적인 생각이다.



 필자가 해군 장교로 구축함에서 복무 중 미군과 합동훈련을 했을 때의 일이다. 한국군과의 소통 역할을 맡은 미군 연락장교를 처음 만나 식사하자고 해야 하는데, 그 간단한 말조차 생각나지 않아 손짓, 발짓으로 설명하다 결국 팔짱을 끼워 데려갔다. 그런데 그 미군 대위와 서신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오해를 샀다. 이렇게 영어를 잘 하면서 왜 자기와 대화를 피했느냐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영어회화는 잘 못해도 읽고 쓰는 건 꽤 한다는 걸 그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제대 후 LG에 입사해 신입사원 시절부터 매주 3회 운영하는 새벽 영어회화 시간에 갔다. 덕분에 네덜란드 정부 장학금 시험에 합격해 네덜란드 현지에서 마케팅을 공부하는 기회를 얻었고, IBM으로 옮긴 뒤에는 해외 파견 주재원으로 일할 수 있었다. 영국 테스코의 아시아지역 업무도 담당했다.



 21세기 세계적 리더가 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중학교 때 처음 영어를 접했고, 그때부터 알파벳 20번 쓰기 숙제를 즐겼다. 외국인 만나는 일이 흔치 않던 시절에 외국인 기술자들이 있는 충북 충주 비료공장과 외국인 신부가 몸담은 성당을 부지런히 찾아 다녔다. 그런 영어 공부 시간을 환산하면 전문가가 되는데 1만 시간 이상이 든다. 1만 시간의 노력은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약 10년 정도다.



 세계 피겨 퀸 김연아, 스포츠 스타 박지성과 박찬호, 스타 영어 강사 이보영 등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룬 이들도 공통적으로 1만 시간 이상의 노력을 했다. 김연아는 10년 이상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했고, 경기장에서 한 번의 점프를 위해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1000번 연습했다. 어학 연수 한 번 다녀오지 않은 토종 영어 강사 이보영씨도 어려서부터 늘 켜놓은 미군방송(AFKN)을 통해 영어와 친숙해졌다. 그녀는 남에게 영어를 맡기려 하거나, 돈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주변 탓을 하면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런 것들을 살펴볼 때 모든 일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이 곧 성공비결이다. 특히 정보기술(IT) 선진국인 우리나라는 장소와 상관없이 인터넷이 연결돼 PC는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수많은 실시간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수많은 영어 단어를 검색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영어 공부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위 ‘네이티브 스피커(Native Speaker)’조차 공부를 게을리하면 고급 영어나 비즈니스 영어를 구사할 수 없다. 영어권 현지에 있어도 1만 시간 이상 영어 공부에 집중해야만 영어 실력을 제대로 쌓을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영어의 중요성이 부쩍 강조된다. 하지만 영어가 사회생활과 능력의 전부가 되는 건 아니다. 더구나 가족과 생이별을 감수하면서까지 불확실한 영어 실력 습득에 올인(all-in)하는 것은 정상적이라 할 수 없다. 영어는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이강태 하나SK카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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