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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소비·홍보·비즈니스 모델, 젊은 수재들 '대박' 시동

스마트폰과 페이스북·트위터로 대표되는 모바일 인터넷이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로 불리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이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전자상거래와는 차원이 다른 21세기형 소비·홍보 비즈니스로 떠오를 것이라고 흥분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수년 내 5000억원에 이르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앙SUNDAY가 업계에서 인정하는 국내 주요 소셜 커머스업체 3곳의 경영자를 만났다. 그들은 모두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익숙한 20대 중반~30대 초반의 청년이었고, 서울대와 하버드대 등 명문대 출신이었다.
 

소셜 커머스 3인방을 찾아가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www.ticketmonster.co.kr)
티켓몬스터는 관련업계에서 이견 없이 1위로 인정하는 소셜 커머스업체다. 맛집과 공연·여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루 동안 50% 이상 할인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회사는 강남 청담동 웨딩골목 5층짜리 빌딩 3층에 있었다. 20평 남짓한 사무실에서는 10여 명의 직원이 복잡하게 놓인 책상 위의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사무실 곳곳에 짐이 쌓여 있고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내일 이사하기 때문에 사무실이 엉망이에요.” 창업 5개월 만에 “사무실이 너무 좁아”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한다고 한다.
대표인 신현성(26)씨는 흡사 도서관에서 뛰어나온 대학생 같은 모습이었다. 체크무늬의 캐주얼 와이셔츠는 다림질 흔적이 없다. 졸리고 피곤한 듯 눈이 게슴츠레했다. 헤어젤을 바른 말쑥한 20대의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미국에서 하루 7~8시간을 잤는데 지난 5월 창업 이후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못 잤다”는 신씨의 이야기를 듣자 그의 모습이 이해가 됐다.

1985년생인 신씨는 9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 버지니아로 이민을 떠났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뉴욕의 맥킨지 컨설팅에서 근무했다. 학부 때 설립한 맞춤식 배너광고 업체 ‘인바이트 미디어’는 최근 구글에 인수됐다. 그는 올 1월 조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5월, 창업에 나섰다. 그게 티켓몬스터다. 미국 출신 동업자 3명에 한국 출신 2명, 자본금 3억원으로 출범했다.

회사는 5개월 만에 직원 50명, 회원 11만 명 규모로 커졌다. 회원의 4%가량인 4500건이 매일 매출로 이어진다. 연말까지 추정 매출액 200억원이다. 당기 순이익은 30억원쯤 될 전망이다.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이 15%로 이익률이 일반 제조업체의 3~4배에 달한다. 내년 목표는 하루 매출 5억원, 연 매출 15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은 250억원이다. 창업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을 감안하면 그들의 목표가 허황된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기자가 찾아간 날 티켓몬스터의 강남구 코너 홈페이지엔 ‘카넬리안’이라는 꽃집이 걸려 있었다. 9만원 상당의 꽃다발을 4만5000원에 준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하루 동안 카넬리안 꽃집의 상품을 산 사람은 모두 389명으로 매출액은 1750만5000원에 달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비율 20%로 이익을 따져 보면 350만1000원이다. 티켓몬스터는 현재 이런 지역 서비스 상품 코너를 5개 보유하고 있다. 다음 날 진행한 압구정동 일식집 ‘미소야’의 상품 ‘돈가스+초밥’ 2인분은 정상가격 1만8000원이지만 절반 가격인 9000원에 총 909명에게 판매됐다. 신씨는 “현재 5개 지역(서울 강남·서울 강북·분당·일산·부산)으로 나눈 상품을 연말까지 20개 지역으로 확대할 것이다. 그래서 연말쯤이면 직원이 100명 정도로 늘어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 꽃집에서 원래 5만원짜리 상품을 10만원이라고 걸어두고 50% 할인한다고 내세운다면 어떻겠냐" 신씨에게 물었다. 신씨는 “그건 소셜 커머스 업체의 구조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소셜 커머스에 상품을 의뢰하는 업체의 직접적인 목적은 매출이 아니라 ‘홍보’ 또는 ‘마케팅’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비용을 들여 홍보를 하는 데 거짓말을 한다면 그건 자살행위다. 신씨는 “거짓말하는 업체는 금방 알 수 있다. 실제로 우리 회사에 의뢰를 하는 업체 100곳 중 50곳은 거짓말을 한다. 나머지 50개 중 40개는 질이 떨어진다. 결국 나머지 10개 업체를 가지고 심사하고 조율해 홈페이지에 내건다”고 말했다.홈페이지 왼쪽 ‘친구에게 알리기’ 코너에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싸이월드·트위터·페이스북 등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 로고가 걸려 있다. 그 위엔 ‘친구 초대하고 2000원 받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하루 동안 절반 값에 파니까 빨리 친구들에게 알려라’는 의미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활용하는 전자상거래(e-commerce)이기 때문에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관우 데일리픽 대표(www.dailypick.co.kr)
지난 5월 회사를 설립하고 7월 초 서비스를 시작한 데일리픽은 ‘맛집’에 특화한 소셜 커머스업체다. 회사는 도곡동 아크로빌 빌딩에 있었다. 실평수 21평에 불과한 좁은 원룸에 교실처럼 책상을 배치했다. 직원 20명 중 16명은 외근을 나가고 4명만 드문드문 앉아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회사는 서비스 한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홈페이지에 올린 맛집의 메뉴에 따라 하루 매출이 2000만원에서 6000만원을 오간다.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걸린 상품은 신사동 가로수길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암브로시아’의 세트 메뉴였다. ‘샐러드+파스타+꽃등심 스테이크+와인 2잔+디저트+커피 2잔’으로 꾸려진 2인 세트 메뉴가 61% 할인된 가격인 3만9000원. 크리스마스 이브(12월 24일)를 제외한 내년 1월 11일까지 언제든 쓸 수 있지만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 조건이다. 구매인원은 1505명. 이날 하루 매출만 6000만원에 가깝다.

데일리픽은 홈페이지에서 레스토랑을 홍보·중개하는 것만으로 매출의 10~2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데일리픽의 이관우(26) 대표는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03학번 학생이다. 중학교 때 서울대·KAIST·경남대가 주축이 된 ‘영재교육센터’에서 컴퓨터를 공부했고 그해 발명대회에 나가 ‘특수 문 잠금장치’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바로 상품화돼 판매됐다. 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 창업과 경영에 눈을 뜨게 됐다”며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선진국의 사업 모델를 찾던 중 올 초에 그루폰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www.coupang.co.kr)
쿠팡은 외식·공연 등 지역의 문화상품을 50~8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는 소셜 커머스업체다. 회사는 신사동 도산공원 옆골목 ‘우노빌딩’ 2층에 있었다. 실평수 40평이 넘을 것 같은 공간에 유리 소재를 주로 사용해 만든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이 회사는 3인 공동창업이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김범석(32)씨와 고재우(29)씨, 하버드대 로스쿨과 케네디스쿨을 졸업한 윤선주(33)씨가 그들이다. 윤씨는 SBS 예능 PD출신이며 윤증현 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이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씨는 하버드대 시절 이미 두 번의 창업 경력이 있다. 덕분에 쿠팡을 출범하기 전에 이미 미국 투자자 7곳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는 “한국의 그루폰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소비자는 절반 값으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고, 그간 마땅히 홍보수단이 없던 지역업체는 손쉽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것이 이 사업의 장점”이라고 했다.

올 5월 회사를 설립하고 지난 8월 10일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의 현 회원은 12만 명. 출범 4주 만에 회원 수 4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에도 매일 5000명 안팎의 회원이 새로 생기고 있다. 지난 두 달간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티켓몬스터에 비하면 다소 저조하지만 지금까지 유찰이 단 한 차례밖에 없었다. 소셜 커머스 상품은 고객 모집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 돼야 거래가 성사된다. 인원을 모으지 못하면 거래는 무효(유찰)가 된다. 홍보 마케팅을 위해 상품을 내놓은 지역업체 입장에서 ‘모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로 돈(수수료)을 지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선주씨는 “소셜 커머스 시장은 상품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무작정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기자가 쿠팡을 방문한 지난 14일 홈페이지엔 종로의 5층짜리 신개념 테마 찻집 ‘티포투(Tea for Two)’가 걸려 있었다. 하프 선율이 흐르는 찻집에서 허브 차 한 잔과 갓 구운 쿠키나 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자유 이용권’ 한 장이 4900원이다. 원래 가격은 1만원, 51% 할인했다. 24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상품은 모두 2818명에게 팔렸다. 유효기간은 12월 15일까지다. 티포투 입장에선 손쉽게 찻집을 알릴 수 있고 원가 수준의 판매지만 현금으로 선결제를 받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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