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2014억 ‘흙 다짐 공사’ 하도급 업체가 실제 받은 돈은 980억

지난해 7월 개통된 서울~춘천고속도로. 본지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토공사 부문에서 정부로부터 2014억원을 받아 하도급업체에는 980억원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 민자로 건설해 개통된 서울~춘천고속도로. 주요 공정 중 하나인 ‘토공사(흙을 운반해 다지는 일)’ 부문에서 원도급업체인 대형건설사는 2014억원을 받았다. 그런데 건설 현장에서 실질적인 공사를 맡는 하도급업체가 실제 받은 것은 얼마나 될까.



[탐사 기획] 어느 건설사 하청업자의 로비 고백
발주액-실제 공사액 차이 왜

본지 탐사기획팀이 확인한 결과 이 공사 하청업체들은 약 980억원을 받았다. 2014억원에 계약된 토공사에서 실제 쓰인 돈은 절반이 채 안 되는 980억원(약 49%)이었다는 얘기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측은 “직접 구매하는 자재비나 본사 직원 월급, 관리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아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그런지 발주금액과 공사 금액의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토공사를 들여다 봤다. 돌을 깨 잘게 부수는 ‘발파암’ 작업의 경우 일반 발파의 단가가 시간당 8293원으로 계약돼 있지만 실제 하도급업체에 돌아간 돈은 3000~4200원이었다. 도로 밑면 흙쌓기도 시간당 1700~1900원에 계약해 하도급업체에는 680~800원을 줬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측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격차가 너무 크다.



하청 과정에서 액수가 크게 줄어드는 이유는 뭘까. 대형건설사는 정부로부터 높은 낙찰률(가령 발주자가 100억원을 제시한 설계금액이 80억원에 낙찰되면 낙찰률은 80%라고 얘기한다)로 공사를 수주받아 하청업체에는 최저가에 넘기는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흔히 턴키 방식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턴키 방식은 높은 기술과 고난도 공법을 요구하는 공사 때 발주하는 방식이지만 우리나라는 일반공사에서도 이 방식을 많이 쓴다. 설계와 시공을 같은 업체에 맡기는 턴키 방식은 가격 경쟁이 아닌 설계 심의 점수에 따라 낙찰자가 정해지다 보니 대형건설사들은 가격 담합을 통해 80% 이상의 높은 낙찰률로 공사를 따낸다. 하지만 대형건설사는 자신들이 낙찰받은 가격의 50%대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하청업체에 공사를 넘겨주는 것이다. 문제의 서울~춘천고속도로 역시 경쟁 없이 단독계약을 하는 민자사업방식으로 낙찰률이 사실상 턴키 방식과 비슷하다. 역시 턴키 방식으로 시공된 성남~장호원 고속도로 공사 제2공구의 경우도 대기업은 정부 예정가격의 80% 이상으로 공사를 따낸 뒤 수주한 금액의 59%만 하도급 업체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 공시자료에 따르면 2005~2009년까지 턴키 방식으로 발주된 100억원 이상의 공사는 250건에 계약금액은 총 16조5000억원이다. 이 공사들을 모두 최저가낙찰제로 계약했다면 평균낙찰률(59%)을 감안했을 때 계약금액이 10조9000억원으로 준다. 정부가 턴키 방식을 고집한 탓에 지난 5년간 약 5조6000억원의 예산이 대형건설업체 호주머니에 더 들어갔다는 일부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반론도 있다. 이종광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턴키 방식을 줄이고 최저가낙찰제를 확대하려면 공사 품질이나 안전, 공사 원가의 합리성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한데 우리나라 여건상 아직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탐사1·2팀 김시래·진세근·이승녕·강주안·고성표·권근영·남형석 기자, 이재동 인턴기자(고려대 4학년), 이정화 정보검색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