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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는 안 가고 … 박지원은 가고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는 양승조 대표 비서실장만 보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조문이 당 차원의 조문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이라기보다는 원내대표로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자에 대한 너그러움은 우리가 가진 미풍양속”이라며 “손 대표는 벼 베기 등 행사 참여 중이어서 제가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황장엽 조문 논란

민주당이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미묘하고 복잡했다. ‘황장엽 조문’이 개인에 대한 애도를 넘어 국민 여론이나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는 사안이어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이 전면적으로 조문에 불참하면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도부가 총출동하기엔 부담스러운 대목도 있다. 그래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역할을 분담하는 절충안이 나왔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11일 밤늦게까지 당내·외 인사들과 접촉하며 고민했다고 한다. 주변에서도 “망자에 대한 도리 아니냐”는 견해와 “북한도 있고 하니 직접 나서는 게 모양이 좋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갈렸다고 한다. 손 대표는 결국 비서실장을 보내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는 민주당이 견지해온 대북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손 대표로선 자신의 정체성을 문제 삼는 당내 일각의 시선을 의식했을 수도 있다.



민주당의 조문 고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일성 주석의 사망 당시에도 그랬다. 1994년 남북 정상회담을 17일 앞둔 7월 8일 김 주석이 사망했다. 그러자 이틀 뒤 국회 외무통일위(현재의 외교통상통일위)에서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조문단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동양인 정서엔 어떤 사람이 사망했을 때 조문단을 보내는 게 당연하다”(임채정), “북한을 민족으로 인정한다면 (김 주석은) 그 민족의 총수령이었다. 전범, KAL기 폭파라든지에 대한 역사적인 판단은 그만두자”(남궁진)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은 논란을 불렀다. 급기야 당 차원에서 “개인적 의견”이라는 논평을 내야 했다. 반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조문 열기가 일었고, 결국 공권력과의 충돌을 불러왔다. 이른바 ‘김일성 조문 파동’이었다. 당시 여당인 민자당 의원이었던 손학규 대표는 “학생들은 자신의 극좌맹종주의가 세계사의 흐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조문 논란은 김일성 사망 10주기인 2004년에도 재연됐다. 노무현 정부에선 민간 차원의 조문에 대해 긍정 검토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 그해 6월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지금은 (조문 파동이 일어났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한 것이다. 보수진영은 들끓었다. 한 달 뒤 새 통일부 장관이 된 정동영 장관은 조문 방북단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신용호·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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