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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예술 마을



우리 마을에는 어떤 예술가들이 살까?’ 구로문화재단이 지역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구로는 예술대학’에 ‘마을대학 만들기 학과(이하 마을대학)‘가생긴 건 이런 궁금증에서였다. 마을대학은 그동안 감춰졌던 주민들의 예술적 감수성과 끼를 찾아내고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에 생활예술이 뿌리내릴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마을대학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색소폰 부는 쌀집 주인…
직장인밴드…
숨은 고수 가득한



숨은 주민예술가 찾기



예술가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다. 냉면을 잘 만드는 냉면집 사장, 손님 사주에 따라 옷을 만들어주는 옷가게 주인, 이웃에게 음악을 선물하는 직장인밴드 등 재능과 열정이 있는 구로 주민이면 누구나 주민예술가다. “구로시장에 가면 쌀집 아저씨가 색소폰 연주를 들려 주세요. 냉면집 아주머니가 내미는 비빔냉면 맛도 정말 예술이죠.” 마을대학 수강생인 박희진(24·경기도 안양시)씨의 말이다. “사람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지혜가 곧 생활예술”이라는 박씨는 “지혜가 녹아든 삶을 사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예술가”라고 설명했다.



20명 남짓한 마을대학 수강생은 6월부터 이러한 주민예술가들을 찾아내기 위해 구로지역 구석구석을 헤맸다. 주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하는 일이) 뭐 대단한 일이냐’며 쑥스러워 하기도 했다. 마을 대학이 지금까지 찾아낸 주민예술가는 총 13팀 34명. 이중 3팀(11명)이 마을대학의 취지에 공감해 앞으로의 프로젝트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마을대학 강사로 나서 지역민에게 자신의 재능을 나눠줄 예정이다.



마을대학은 이에 앞서 주민예술가의 활동을 지역민에게 알리는 행사를 갖는다. 23일에 열리는 ‘구로노리단 마을축제(구로5동 삼각 어린이공원 일대)’ 워크숍이 그것이다. 축제기간 중 직장인밴드인 ‘동네밴드’, 옷가게 주인, 문화사랑방을 운영하는 카페 주인이 지역민을 대상으로 모의 수업을 한다. 주민예술가의 노하우를 배우고 그들의 활동을 따라해보는 게 수업 내용이다. 박씨는 “이번 축제도 주민예술가들과 함께 기획하고 있다”며 “앞으로 주민예술가들이 ‘구로는 예술대학’ 내에서 자신만의 학과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민이 주민을 가르치는, 그야말로 마을이 하나의 예술대학이 되는 셈이다.



주민예술가가 만드는 예술마을



주민예술가를 찾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지역민을 일일이 만나야 하는 일이어서 하루 종일 발품을 팔기도 했다. 그래도 지역민을 하나 둘씩 만나면서 일이 풀렸다. 문화사랑방으로 소문난 카페의 주인을 만나러 갔다가 커피에 관심이 많아 1인 잡지를 만들고 커피교육을 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는 식이었다.



또 다른 주민예술가인 ‘동네밴드’도 우연찮게 만났다. 5월 구로아트밸리에서 열린 직장인밴드 공연에 이 밴드가 참가했던 것. 마을대학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이 밴드를 놓칠 리 없었다.



동네밴드는 리더인 송창학(47·구로구 구로동)씨를 비롯해 보컬과 기타, 베이스, 키보드,드럼과 음향기술을 담당하는 전천후 매니저등 9명의 구로 주민으로 구성됐다. 키가 크다는 이유로 얼떨결에 맡게 된 베이스 주자, 가끔 박자를 놓치는 드러머까지, 실력은 모자라지만 멤버끼리의 호흡과 열정만은 프로 못지않다. ‘내가 추구하는 음악의 즐거움을 가족과 이웃에게도 전한다’는 게 동네밴드의 모토다.



“다른 지역에도 같은 이름의 밴드가 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이웃들이 ‘구로의 동네밴드는 너희뿐이니 이름 그대로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시더라고요. 실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이웃에게 즐거움을 주고 저희가 가진 재능도 지역민과 함께 나눌 겁니다.” 



[사진설명]25일 열리는 축제 준비를 위해 모인 동네밴드의 리더 송창학(맨왼쪽)씨와 밴드 매니저 김낙승(38·맨오른쪽)씨, 마을대학 만들기 학과의 스태프들.



구로는 예술대학=구로구민은 물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강좌별 정원은 20~30명이며 ‘마을대학 만들기학과’ ‘이야기로 하는 사진학과’ ‘조금 다른 미술학과’ ‘생활디자인학과’ ‘어린이 책놀이학과-상상으로 떠나는 책 여행’ ‘엄청난 영화학과’ 등 6개의 강좌가 개설돼 있다. 수강료는 무료다.▶문의=02-2029-1720, guroartsvalley.or.kr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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