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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 시간제로 … 유연근무 정착되면 여성 고용 늘어나고 출산율도 높아진다

특허청의 김윤경(42·심사관·약학박사) 사무관이 7일 대전시 유성구 노은동 자신의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고령화·저출산 시대의 대안 한독약품 의약품개발3팀의 이경은(33·여) 팀장은 2월부터 집에서 두 돌 된 딸을 돌보며 하루 두 시간씩 노트북으로 회사 일을 한다. 중요한 회의나 업무 조정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해 6시간가량 근무한다. 육아기 단축근무(시간제)와 재택근무를 혼합한 형태다. 이 팀장은 시어머니가 건강 때문에 아이를 돌보기 힘들어졌을 때 육아휴직을 고려했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며 시간제 근무를 제안했고 이씨도 휴직하면 흐름을 놓칠까 걱정이 돼 회사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팀장은 “전처럼 내 몫을 다하긴 힘들지만 팀원들, 특히 여자 후배들이 자신의 미래라 생각해서인지 적극적으로 도와줘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독약품은 팀장 동의만 받아도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이대로 진행되면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연평균 42만 명 줄어든다. 이는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선진국 진입을 힘들게 한다. 여성과 노인을 생산인력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5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6.7%)에도 못 미친다. 25~29세엔 66%까지 올라갔다 30~34세에는 40%대로 뚝 떨어진다. 출산과 육아 때문이다. 유럽이나 미국·캐나다는 이 시기에도 20대와 다름없이 60~70%대를 유지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조호정 선임연구원은 “시간제 근무나 재택근무, 시차 출퇴근제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가 남녀 고용 불평등을 줄이고 여성인력 활용률을 높일 대안”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세제 혜택 등으로 시간제 근무를 지원한 결과 여성고용률이 1980년 36.1%에서 지난해 73.5%로 두 배가 됐다.

유연근무는 저출산 해법의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1.15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 장시간 노동 등 경직된 근무 환경 탓이 크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미혼여성 1573명을 조사한 결과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녀와 근무형태는 ‘2명 이상-시간제’였다.

정부는 8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유연근무를 도입했다. 현재 36개 중앙 행정기관 공무원 3882명(시차출퇴근제가 3607명)이 유연근무 중이다. 통계청 임홍철(46)씨는 2년 전 제주에 가족을 두고 대전으로 왔다. 임씨는 평일에 1~2시간 더 일하는 대신 금요일엔 오후 3시까지, 월요일엔 오후 1시부터 근무한다. 임씨는 “평일엔 오전 8시에 근무를 시작해 집중도가 높아졌다”며 “유연근무 덕분에 가장 노릇을 하기가 가뿐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자체와 민간기업들은 대부분 소극적이다. 상당수 지자체들이 신청자가 없다는 이유로 유연근무제 도입을 보류하고 있다. 민간 기업도 유한킴벌리·CJ·한국IBM·삼성SDS·KT 등이 시차출퇴근과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을 뿐 대부분은 관심이 없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달 제2차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육아기 부모의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유연근무를 법적 권리로 격상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반대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홍 일·가정양립연구실장은 “2년 전 육아휴직제를 의무화할 때도 기업들이 걱정을 많이 했지만 휴직하는 근로자가 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며 “육아기 근로자가 원할 때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시간제 근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다만 사업장 특성에 따라 유연근무제의 효과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의무화하기보다 세제 혜택 등으로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글=김정수 기자, [전국종합]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 ◆유연근무제=근무시간이나 장소를 선택·조정할 수 있는 제도. 시차출퇴근제(탄력근무제), 근무시간 선택제, 1~2시간씩 더 일하고 근무 일수를 줄이는 집약근무제, 재택·원격 근무제, 주 15~35시간 일하는 시간제 근무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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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