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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허탈하게 진 두산, 왈론드의 ‘Why Not ’ 부적에 깨어났나

두산 선수단은 8일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 분위기가 무거웠다. 7일 1차전에서 5-6,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후유증이 남은 듯했다. 두산 더그아웃에서 외국인 투수 왈론드(34)가 무거운 침묵을 깼다. 그는 이날 대구구장에 도착한 직후 이찬규 두산 운영팀 대리에게 종이와 펜을 요청하더니 ‘Why Not(못할 게 뭐 있어·사진)’이라고 적었다. 더그아웃 벽에 종이를 붙이고는 동료들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와이 낫.”

왈론드가 외친 승리의 주문이다. 전날 패배의 기억을 지워내지 못한 동료들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왈론드는 부적을 쓰듯 ‘와이 낫’을 적어 벽에 붙인 것이다.

왈론드의 ‘부적’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도 효험을 봤다. 잠실에서 열린 홈 1, 2차전에서 연패한 뒤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원정 3, 4차전을 위해 부산으로 내려갔다. 사직구장에 도착한 왈론드는 ‘Why Not’이라고 적은 종이를 두산 더그아웃에 붙였다. 그 다음부터 두산은 대반전 드라마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두산이 6-5로 승리한 준PO 3차전에서 왈론드는 3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두산이 4~5차전까지 모두 가져가 극적으로 PO에 진출하자 왈론드는 “모두가 두산이 떨어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못 할 게 있는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왈론드는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퇴출 위기를 겪었다. 정규시즌 7승9패.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가을 잔치에 들어서자 호투로 연일 ‘효자’ 노릇을 한다. 준PO 3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한 데 이어 PO 1차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3분의 2이닝을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산은 왈론드가 쓴 ‘부적’의 효험을 본 듯 투타에서 매서운 집중력을 보여줬고 짜릿한 승리로 전날의 충격을 씻어냈다. 왈론드는 이날도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했지만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대구=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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