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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접경지역 개발·보존 위한 새 틀 필요하다

1989년 10월 3일, 냉전의 상징물이던 베를린 장벽이 맥없이 쓰러져 갔던 순간이 눈에 선한데 어느덧 독일은 통일 20주년을 맞았다. 우리는 어떤가. 5000만 국민의 거울에 비춰진 분단 60년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 평화를 지키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전쟁의 아픔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임을 상징하는 접경지역(接境地域·휴전선 부근 시·군 관할 구역)에 관심의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남쪽으로 한라, 북쪽으로 백두를 사이에 두고 서에서 동으로 155마일(248㎞)에 걸쳐 길게 펼쳐져 어느새 ‘녹색 장성’이 된 한반도의 허파다.



접경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이 제한되고 있다. 일반 행정구역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100만여 주민들은 남북 분단으로 인해 2중, 3중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형국이다. 이제라도 미래를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떻게 발전시키고, 통일 이후 어떤 곳으로 자리매김할지를 놓고 세대·계층·이념·지역·종교를 초월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접경지역을 우선하는 법적 근거가 절실하다. 마구잡이 개발을 막는 동시에 남북 관계의 급반전 등에 대비해 생태·환경, 역사·문화 가치 등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미래 준비형 기반’이 필요하다.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은 새로운 남북 시대를 대비하는 기본 틀 중 하나다. 여기엔 접경지역의 가치 평가, 효율적 관리 및 체계적 활용 방안을 전담하는 독립적 기구 설립과 지역 주민들이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필수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협력도 선행돼야 한다. 접경지역의 관리와 발전에는 남북 관계의 상징성도 포함돼 있지만, 동시에 남한 내에서의 동서 통합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접경지역은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었다. ‘코리아 비무장지대(DMZ)’가 아닌 경기DMZ, 강원DMZ가 따로 존재했다. 10개 시·군이 포함되는 접경지역을 ‘평화자치구’로 만드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비용 문제가 관건이다. 이미 민주평통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중앙일보도 ‘통일비용’을 사회적 어젠다로 제시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접경지역의 관리·개발은 일종의 통일비용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거대한 역사 유적지, 외래 식물의 터미널, 단 하나뿐인 민통선 문화를 감안한 생태 보존형·주민 친화형 개발은 향후 통일 한국의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의 기술력과 노동력, 자본과 자원이 결합한 ‘친환경 경제지구’를 지정해 경제성과 긴장 완화의 양 측면으로 모두 활용한다면 투입되는 비용은 미래까지 감안한 투자가 될 것이다.



남과 북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를 ‘코리아니티’, 즉 한국성(韓國性)으로 부른다면 그 중심에 접경지역이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홍성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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