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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아침

아침 - 문태준(1970~ )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 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 번 또 한 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 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새들은 지치는 법이 없다. ‘내려앉다, 쪼다, 누다, 옮겨가다’ 같은 바지런한 동사에 탄성 좋은 스프링이 들어있는 것 같다. 이들 동사가 모여 자신을 한낱 절단된 상자로밖에 여기지 않는 나무를 출렁이게 한다. 새떼에 꾹 짓눌려 있다, 기지개를 켜듯 튕겨오르는 작은 나무의 출렁임이 나무상자 네 모서리처럼 무뚝뚝하게 멈춰 서 있던 ‘나’까지 파문지게 한다. 이 상서로운 파문이야말로 오늘의 일용할 운세다. 그러니 오늘의 수고로운 짐을 다시 지기로 하자. 그 짐들에 날개를 달아주기로 하자. 한 양동이의 물을 지고 가는 사람처럼, 내가 출렁일 때 흘러넘치는 물이 마른 땅을 적실 수 있다면. <손택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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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