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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리메이크작으로 처음 한국에 온 ‘색, 계’의 탕웨이

탕웨이가 8일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배경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 ‘만추’의 한 장면이다. [부산=연합뉴스]
2007년 영화 ‘색, 계’의 격정적인 정사 장면으로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중국 여배우 탕웨이(31)가 한국에 왔다. 첫 내한이다. ‘가족의 탄생’ 김태용 감독이 연출하고 현빈과 공동 주연한 영화 ‘만추’를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리젠테이션 부문에서 선보였다.

‘만추’는 고 이만희 감독이 1966년 만든 같은 이름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만추’는 김기영 감독이 ‘육체의 약속’으로, 김수용 감독이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한 바 있다. 부산영화제 인터넷 예매 개시 5초 만에 매진된 데서 알 수 있듯 국내 영화팬들에겐 초미의 화제작이다.

왼쪽 어깨를 드러낸 다크브라운 색깔의 원피스 차림으로 8일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등장한 탕웨이는 “아직도 ‘만추’를 떠올리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뭉클하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만추’에서 그는 남편을 살해하고 복역하던 중 어머니의 죽음으로 짧은 휴가를 받아 나온 애나 역을 연기했다. 현빈은 애나와 우연히 시애틀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만나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나누는 훈 역을 맡았다.

“한국영화에서 손꼽히는 고전이자 걸작이어서 과연 제가 이 여성의 지극히 섬세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을까 무척 두렵고 떨렸어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배우로서 도전의식을 강하게 느꼈죠. 이렇게 좋은 작품이 저한테 왔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김태용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탕웨이 사진을 벽에 붙여둘 정도로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색, 계’를 본 후 ‘저렇게 강렬한 에너지가 있는 여배우가 나이를 먹으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는 것. 탕웨이는 ‘색, 계’보다 한결 깊어진 모습과 함께 능숙한 영어 구사력도 보여준다. 자연산 미모를 과시라도 하듯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다시피 하고 나온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연기한다는 게 처음엔 참 낯설었어요. 나중엔 제 눈과 코, 손과 발이 모두 말을 하고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죠. 김태용 감독과 현빈,나 이렇게 셋이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하겠습니다. 한국어도 꼭 배워놓고 싶고요.”

탕웨이는 전날 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홀로 밟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현빈 씨가 원래 같이 오르기로 했다가 촬영일정 탓에 약속을 못 지켰다. 날 혼자 레드카펫에 오르게 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너무 심했다”고 장난스럽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산=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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