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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주주 차명계좌 만들어 … 신한은행, 조직적으로 불법 관리”

신한은행이 재일동포 주주들 명의의 투자금 등을 관리하면서 내역을 수기(手記)로 기입한 관리원장. 주주 박환일씨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투자금 등이 빠져나간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위쪽). 16억원이 예금된 박씨명의 계좌의 통장 사본. 실명확인란에 찍혀 있는 도장(오른쪽 사진 위)이 박씨가 제시한 인감(아래)과 다르다.
신한은행이 재일동포 주주 명의의 차명계좌를 조직적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계기사 E7면>



주주 박환일씨, 의혹 제기 … “50여 계좌에 모르는 인감 찍히고 동의 없이 돈 이체도”

이 은행 주주인 재일동포 박환일(64)씨는 6일 기자와 만나 “내 명의가 도용돼 50개 이상의 계좌가 개설·관리돼 왔다”며 관련 통장 등을 그 근거로 공개했다. 박씨는 82년 신한은행 출범 당시 5만 주를 산 뒤 83년 15만 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그는 현재 대출금 문제로 일본에서 신한은행과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 소송을 진행 중인 일본 도쿄지방재판소 민사17부에 박씨와 신한은행 측이 각각 제출한 증거자료에 따르면 박씨 명의의 68개 계좌 내역이 나와 있다. 이에 대해 박씨는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내가 알지도 못하는 계좌”라고 밝혔다.



박씨 명의로 된 계좌번호 ‘327-XX-XXXXXX’ 정기예금의 경우 2001년 11월 30일 신한은행 충무로 지점에서 만들어져 2004년 11월 30일 만기가 됐다. 이 계좌 통장의 실명 확인란에 자신의 인감이 아닌 다른 도장이 찍혀 있다고 박씨는 말했다. 박씨는 “나는 보통 계좌 통장에 인감을 찍고 서명을 한다”며 “막도장으로 보이는 문제의 통장 인감은 내가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씨가 일본 법무성에서 받은 본인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한 결과 계좌 개설일과 해지일에 국내에 입국한 사실이 없었다. 이 계좌엔 16억원이 들어 있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씨 명의의 또 다른 계좌는 2007년 5월 18일 개설돼 그해 12월 28일 해지됐다. 박씨는 해지일 당시 국내에 없었다. 박씨는 “은행 측이 이 정기예금 계좌에 입금된 16억원은 주식을 판 돈이라고 나중에 나에게 알려왔는데, 나는 주식 매도를 한 적이 없다”며 “내 동의 없이 돈이 새로운 계좌로 옮겨지기도 했다”고 했다.



의문점은 더 있다. 신한은행은 82년 설립 후 재일동포 주주들의 투자금을 위탁받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신한은행에서 입수해 제시한 ‘관리원장’엔 은행 측이 박씨 투자금과 배당금을 운영한 내역이 수기(手記) 방식으로 자세히 기입됐다. 박씨는 “대부분 나도 모르게 돈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원장엔 ‘마루유’란 이름의 회사가 등장한다. 90년 8월 9일 이 회사 자본금 8000만원이 인출된 데 이어 박씨와 마루유 간에 모두 4차례에 걸쳐 5억원가량의 돈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돼 있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박씨가 이 회사의 대표이사로 돼 있는데 정작 박씨는 “처음 보는 회사”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이 회사 주소지는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비서실장 출신인 강모씨의 옛 집 주소였다.



박씨 주장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두 계좌 모두 본인 의사에 따라 개설되고 해지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재일동포 고객의 경우 거래 편의를 위해 일본의 지점에서 서류를 받아 한국으로 보내 계좌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며 “이는 현행 금융실명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개설된 계좌는 전표 보존기간이 끝나 확인할 수 없지만 2007년 계좌와 관련해 박씨가 직접 쓴 서류는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재일동포 고객은 본인 인감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통장에 다른 도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와 은행 측의 주장이 엇갈림에 따라 관계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박씨는 “일본 도쿄지방재판소 민사17부가 신한은행 측에 계좌 관련 위임장, 인감변경 관련 서류, 주식매도 동의서 등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출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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