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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세상] 沈菜

‘서산에 올라 산중의 고사리나 캐자(登彼西山兮 采其薇矣)’. 지조(志操)를 지키자며 백이(伯夷)와 숙제(叔齊)가 부른 노래다. 이른바 채미가(采薇歌)다. 미(薇)는 고사리를 말한다. 채(采)는 손톱 조(爪) 아래 나무 목(木)을 썼다. 나무에 달려 있는 과일이나 잎을 따는 모양을 상형화한 것이다. 이 채(采)가 나중에 국가로부터 하사받은 땅이란 뜻으로 쓰이게 되자 본뜻을 보존하기 위해 손(扌)의 상형을 붙인 채(採)라는 글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캐다’는 뜻의 채(采) 위에 풀의 상형인 초(艸)를 더하면 먹을 수 있는 풀, 즉 채소라는 의미의 채(菜)가 된다.



채소(菜蔬)는 농사를 지어 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한국인에겐 더할 나위 없이 필요한 먹을거리다. 탄수화물(炭水化物)의 소화를 돕는 데 채소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에도 채소를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린 것보다는 절인 것이 좋다. 소금물에 담근 채소는 침채(沈菜)라고 불렀다. 침(沈)이 잠기다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이 침채가 팀채에서 딤채, 다시 구개음화 과정을 거쳐 짐치, 그리고 오늘날 쓰는 김치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김치는 절인 채소라는 뜻에서 저(菹) 또는 지(漬)라고도 불린다.



‘밭에는 무가 있고(中田有廬) 논두렁엔 오이가 있네(疆埸有瓜). 다듬고 절여서(是剝是菹) 이를 조상님께 바치세(獻之皇祖).’



시경(詩經)에 나오는 노래로 중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무김치와 오이김치를 담가 먹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위의 려(廬)는 오두막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를 뜻하는 로(蘆)의 가차자(假借字)라고 한다. 무김치나 오이김치가 먼저 발달했으며 배추김치는 나중에 널리 보급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에서는 배추를 발효시켜 시큼하게 만든 것을 산채(酸蔡)라고 한다. 이 산채의 일종 중 하나가 포채(泡菜)인바, 중국인들은 우리 김치를 흔히 한국포채(韓國泡菜)라고 일컫는다.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김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상 기후 탓에 배추 농사를 망쳐 배추 한 포기에 1만원이 훌쩍 넘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이다. 김치가 ‘금(金)치’가 되고 있다. 한데 거참 사람 심리 묘하다. 배추 비싸다는데 하필이면 요즘 왜 이렇게 통배추 김치가 당길까.



유상철 중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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