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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중·고생, 학습 멘토링 확산


멘토·멘티 관계로 서로를 보살피는 학습 멘토링이 인기다. 과거 야학·공부방 등에서 이뤄지던 개인적인 봉사활동이 최근엔 ‘지식나눔봉사’의 일환으로 사회 전체로 확대되는 추세다. 온라인상담뿐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 대학생과 중·고교생을 직접 연결시켜주는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다.

대학생 멘토들, 제 2의 선생님 돼

 “오늘 숙제 다 해 왔어? 승현이가 안 보이네. 오늘 질문할 게 많다고 했는데. 자, 집중하자. 892번 문제 펴봐.” 지난 달 28일 오후 7시,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고대부고) 2학년 4반 교실. 홍예진(고려대 가정교육 3)씨가 수학 문제를 또박또박 칠판에 써 내려갔다. 이를 지켜보던 차재민(고대부고 2)군이 “해답의 풀이가 잘 이해 되지 않는다”며 다시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 그럼 다시 한번 천천히 풀어보자.” 수업 진도에 방해 될까 봐 질문하길 꺼려하던 차군도 오늘만큼은 적극적이다. 같이 수업을 듣는 최다윗·임동우군의 눈빛도 진지하다. 홍씨가 멘토가 돼 가르치는 수학 수업이다.

 이 날 고려대·이화여대 학생 10여명은 고대부고를 찾았다. 대학생 멘토링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고대부고에선 3년째 대학생 멘토링 수업을 매일 방과후에 진행한다. 국민대 학생들로부터 시작된 수업이 고려대·이화여대 등 7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규모로 커졌다. 모든 수업은 4명 안팎의 소수 정예로 무료다. 영·수를 중심으로 학습코칭뿐 아니라 진로·고민 상담까지 이뤄진다. 학원·과외 등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끼던 학생들의 참여가 늘며 1·2학년을 합해 100여 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최군은 “수업 중 편하게 질문할 수 있고 형·누나들이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준다”며 “참여 학생 수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고도 대학생 멘토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19명의 대학생들이 기숙사에 같이 생활하며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 멘토 한 명이 10여 명의 학생을 맡고 있다. 하나고멘토로 참여 중인 김민아(이화여대 영어교육 4)씨는 “2학기부터는 학습코칭에 더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학생들의 담임교사와 더 많은 논의를 하며 상담의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대학생 멘토가 메워주는 새로운 학교풍경이다. 이런 흐름은 전국적인 단위로 확대되고 있다.

대규모·전국화, 시·도 지역차원에서 적극 나서

 중앙일보의 ‘공부의 신(공신) 프로젝트’엔 지난 달부터 2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2기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대학생 멘토와 중·고교멘티가 일 대 일로 연결돼 주요 과목에 대한 학습코칭부터 진로·고민까지 온라인 상담을 진행한다. 서울대에서도 자체적으로 온라인 멘토링을 진행 중이다. 전국 교육청에서 추천받은 1000여 명의 중·고교 멘티들에게 서울대 재학생들이 멘토가 됐다.

 온라인 멘토링뿐 아니라 대학생과 지역 초·중·고교생을 직접 연결하는 멘토링도 활발하다. 서울 대부분의 대학에선 교육봉사동아리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교대·사범대 학생들이 지역 초·중·고교에 학습코칭을 나가는 경우도 많이 늘었다. 고려대 사범대는 2009학년 신입생부터 60시간의 교육봉사시간을 의무화했다. 서울대 사범대는 관악구에 위치한 초·중·고교에 사범대 학생들을 멘토로 내보내는 ‘쌤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시·도 지자체와 공공·민간기관에서도 적극나서고 있다. 서울시의 동행프로젝트엔 5500여 명의 대학생이 참여 중이다. 서울 소재 초·중·고에서 대학생 멘토링을 신청하면 서울에 거주중인 대학생들을 연결시켜 준다. 학교 도서관 사서, 초등학생 돌봄 봉사까지 다양하게 요청이 들어온다. 서울청소년활동진흥센터는 건국대·숭실대·동국대·성공회대 4개 대학 50여명의 학생들과 학교 인근의 지역아동센터를 연결해준다. 경기도청과 서울 서초구청은 중앙일보와 각각 ‘경기도 소외계층 학습멘토링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 ‘공부의 신 프로젝트 공동협력’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멘토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한국장학재단에서 올 7월부터 시작한 ‘대학생 지식봉사 멘토링’사업과 연계돼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국 국립대와 20여 개의 거점대학을 선정, 지역의 고교 1·2 학년 학생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어준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청은 한국장학재단과도 업무협약을 체결,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멘티가 다시 멘토…일부선 교육봉사의 질 우려도

 중앙일보 공신프로젝트에 참여중인 김유빈(인하대 수학교육 1)씨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겠냐”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공감대는 고등학생들에게까지 전파되고 있다. 정재현(전남 창평고2)군은 지난 해 선배들과 함께 전남 소재 5개 고교 연합동아리인 동심원을 만들었다. 이들은 순천의 지역아동센터에 2주에 한번 꼴로 학습지도를 나간다. 정군은 “지역아동센터에서 가르쳤던 학생 중 두 명이 고등학교 입학 후 우리 동아리에 가입했다”며 “이런 것이 학습멘토봉사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봉사의 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씨는 “멘토링은 최소 6개월 이상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멘티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멘토의 학력만을 바라보고 평가해선 안된다. 김씨는 “멘토·멘티가 초반에 서로를 이해하고 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간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학생을 대할 수 있는 멘토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홍예진씨가 차재민·최다윗·임동우(사진 왼쪽부터)군에게 방과후 대학생 멘토링시간을 이용해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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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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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