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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합창 음악이 좋아졌어요

고3 여학생이 e-메일을 보냈습니다. “요즘 ‘환희의 송가’를 하루에도 몇 번씩 듣고 있어요. 이렇게 교향곡에 합창이 들어간 음악이 또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때아닌 합창 바람입니다. 엔리오 모리코네 원곡의 ‘넬라 판타지아’가 합창으로 편곡돼 전파를 탔죠. 이 노래가 들어 있는 사라 브라이트만의 앨범이 중앙SUNDAY 매거진에서 몇 주째 클래식 음반차트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음반사 소니뮤직에서는 대전시립합창단의 앨범을 발 빠르게 발매했습니다. 헨델이 시편 110편에 붙인 합창 음악 ‘주께서 말씀하시기를’이 담겼습니다. ‘메이저 음반사에서 처음으로 발매한 국내 합창단 녹음’이라고 부제를 붙였습니다. 그만큼 합창은 음악계에서도 찬바람이 부는 곳이었습니다.

김호정 기자의 클래식 상담실


합창의 역사에 흐르는 아마추어 전통 때문 아닐까요? ‘어머니 오케스트라’는 뉴스가 되지만 ‘어머니 합창단’은 흔하죠. ‘노래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칸타레(cantare)’에서 나온 장르가 합창곡 ‘칸타타(cantata)’인데요, 17세기 초반 이탈리아에서는 꽤 대중적인 장르였습니다. 친목 모임 같은 곳에서 프로와 아마추어가 섞여 노래했던 거죠. 요새 록 콘서트에서 가수와 청중이 ‘떼창’하듯 말입니다. 합창만을 위한 전문 음악회는 흔치 않습니다. 오페라에서도 합창은 ‘마을 주민들’이나 ‘군인들’과 같은 식으로, 집단 조연을 담당합니다. 여론을 전달하거나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이죠. 종교 음악인 미사에서도 남녀 독창자를 뒷받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이 유명한 건 이런 합창의 존재를 부각시켰기 때문이죠. 4악장의 ‘환희의 송가’는 오케스트라와 합창을 함께 울리게 한 실험성을 인정받습니다. 그런데 베토벤은 1824년 이 마지막 교향곡을 쓰기 16년 전에도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합창을 혼합해 ‘코럴 판타지’를 작곡했답니다. 9번만큼 자주 연주되진 않지만 합창의 ‘서라운드 사운드’는 감동적입니다.

후대 작곡가인 말러는 2, 3, 8번 교향곡에 합창을 추가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8번 교향곡은 엄청난 규모 때문에 ‘천인(千人) 교향곡’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죠. 규모 면에서는 현대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이 첫 손가락에 꼽힙니다. 그의 ‘전쟁 레퀴엠’은 두 개의 오케스트라와 100여 명의 합창단, 소년합창단과 오르간, 세 명의 독창자가 연주하도록 작곡됐습니다. 무대가 비좁겠죠? 베토벤 9번 교향곡의 거대한 사람 목소리에 짜릿함을 느낀 이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그럼 합창단원의 꿈을 갖게 된 이는 어떻게 할까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12월마다 단골로 연주되죠. 예수의 생애를 다룬 이 작품이 외국에서는 종종 청중이 참여하는 ‘싱-얼롱(sing-along) 메시아’로 열립니다. 국내에도 한국모테트합창단이 2005년 들여와 매년 엽니다. 참여를 원하는 청중에게 미리 악보를 넘겨주고 함께 부르도록 하는 거죠. 이처럼 합창은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장르지만 때론 실험적인 형식도 됩니다. 최근 TV프로그램을 보고 합창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고3 여학생은 공연 기획자를 꿈꾸고 있다 했습니다. 실제로 언젠가 합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공연이 그 손에서 나오길 기다려봅니다.




A ‘메시아’로 합창의 참맛 느끼세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클래식을 담당하는 김호정 기자의 e-메일로 궁금한 것을 보내주세요.




중앙일보 문화부의 클래식·국악 담당 기자. 사흘에 한 번꼴로 공연장을 다니며, 클래식 음악에 대한 모든 질문이 무식하거나 창피하지 않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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